"좋은 결과 못 얻고 귀국해 마음 무겁다"
"종교적 추모일 분위기에 선수들이 위축된 면도 있다"
"소리아 발언은 오해, 선수들과도 얘기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3일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귀국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 테헤란에서 이날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이같이 말했다.

한국 축구는 지난 11일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에서 졸전 끝에 0-1로 졌다.

그는 "우리가 준비했던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경기 당일이 추모일이었고, 종교적 이벤트 분위기가 우리를 위축시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타르 스트라이커 세바스티안 소리아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 그는 "원톱(지동원)과 당일 아침 면담을 하면서 동기 부여 차원에서 소리아의 저돌성, 적극성에 관해 얘기하면서 나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말을 꺼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2년간 한국 대표팀 감독이 10명이 바뀌었는데 경기력 향상과 K리그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얻었느냐"며 "나는 내일이라도 가면 그만이지만, 새 감독을 선임하면 이런 부분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일문일답.

--이란전에서 모든 것이 안 된 원인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귀국해 마음이 무겁다.

귀국하면서 함께 온 선수들과 얘기하면서 이란전에서 우리가 준비한 부분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수비와 공격에서 초반 실수가 나면서 팀 전체에 영향을 미쳤고, 이란 원정에 대한 압박과 부담이 작용한 것 같다.

--이란이 강해졌나.

▲이란은 계속 해왔던 대로 했다.

이란은 선발 명단도 예상했던 대로 나왔고,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명단을 짰다.

그러나 경기 당일이 추모일이어서 검은색 옷을 입고 오는 등 전반적인 종교적 이벤트 분위기가 우리를 위축시키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가 더 나은 팀이 되기 위해서는 극복할 필요가 있다.

--11월 우즈베크전에서 선수 변화의 필요성은.
▲내가 부임한 이후로 확인할 선수는 대부분 확인했다.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개선점은 두 가지인데, 7~8개월 전만 해도 우리 수비는 견고했다.

이를 보완하고, 볼을 가졌을 때의 적극성도 개선해야 한다.

--수비 장현수의 위치에 대한 얘기가 많다.

▲장현수가 중앙이 더 어울린다는데 공감한다.

그러나 우리가 김진수, 차두리 이후에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

김창수, 이용 등을 써봤는데 안됐다.

장현수는 다시 중앙으로 복귀시킬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소리아 발언'은 어떻게 나왔나.

▲경기 당일 아침 원톱이 예상되는 지동원과 따로 면담했다.

지동원 동기 부여 차원에서 '네가 소리아보다 드리블과 패싱력 등 모든 것이 낫다'고 하면서 소리아의 저돌성과 적극성에 관해 얘기했다.

기자회견 말미에 우리가 카타르를 3-2로 역전했을 때 후반에 보여줬던 적극성과 저돌성에 대해 이란전에서 설명하다 보니깐 소리아의 저돌성이 떠올라서 언급한 것 같다.

--11월 우즈베크전 새 선수 선발 가능성은.
▲11월은 우즈베크전 이전에 친선경기가 있어서 혹시 새로운 선수를 점검해 볼 수 있다.

이정협이 그때까지 계속해서 뛴다면 뽑지 않을 이유도 없다.

--거취 관련 얘기도 나올 수 있다.

▲감독의 거취와는 별개로 대표팀은 준비해오던 대로 준비하도록 하겠다.

여러분에게 질문하고 싶은 것이 지난 12년 동안 대표팀 감독이 몇 번이나 바뀌었나.

평균 15개월 정도다.

항상 감독을 새로 선임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그동안 감독들이 바뀌면서 경기력 향상이나, K리그 발전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나는 내일이라도 나가면 그만이지만 새 감독을 선임할 때는 그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

--소리아 발언에 대해 선수들과 얘기를 했나.

▲먼저 복귀한 선수들하고는 얘기를 못 했고, 같이 귀국한 선수들과는 얘기했다.

확실한 것은 오해 소지는 남기지 않았다.

(영종도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