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아버지가 떨어뜨린 가방에 전인지 다치자 팬들 비난
극심한 스트레스 딛고 7개월 만에 '눈물로 우승 세리머니'


2016 시즌 초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제일 잘 나가는 한국 선수는 장하나(24·비씨카드)였다.

장하나는 지난 2월 LPGA 투어 코츠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 소식을 전하더니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에 앞서 시즌 개막전인 바하마 클래식 3라운드에서는 파4홀인 8번홀에서 티샷을 그대로 홀에 넣었다.

LPGA 투어 사상 처음으로 파4 홀에서 나온 홀인원이었다.

이처럼 절정의 샷 감각을 자랑하던 장하나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대표로 출전한다는 것을 의심하는 골프팬들은 없었다.

그러나 HSBC 위민스 챔피언스 개막을 앞두고 싱가포르 공항에서 벌어진 뜻하지 않은 '사고'가 올 시즌 장하나의 샷을 흔들어 놓았다.

싱가포르로 입국하던 중 장하나의 아버지가 떨어뜨린 여행용 가방이 전인지(22·하이트진로)와 부딪혔다.

전인지는 이 사고 뒤 허리 통증을 느껴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이 사고가 국내 골프팬들에게 알려지면서 "사고 후 사과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등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멘털 게임인 골프에서 장하나는 제대로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극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불면증과 빈혈 증세에 시달린 장하나는 병원에 입원까지 하는 등 한 달 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투어에 복귀는 했지만 톱10 안에 든 대회는 브리티시 여자오픈과 마라톤 클래식 단 두 차례였다.

세계랭킹도 점차 떨어져 목표로 했던 올림픽 출전권도 놓쳐 버렸다.

올림픽 출전권이 결정되던 지난 7월 US여자오픈 대회장에서 만났던 장하나는 "지난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올림픽에는 나가지 못하지만, 이번 시즌 내 나름대로 세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9일 대만에서 열린 푸본 챔피언십에서 눈물을 흘리면서도 춤을 췄다.

쾌활한 성격의 장하나가 올 시즌 겪은 아픈 기억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가려는 의지인 듯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