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넣을 줄 알았던 우승컵을 놓쳤지만 덕분에 내가 더 단단해지고 성장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6년차 김지현(23·한화)은 주변에서 "이제 우승 한번 해야지"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지난해 평균타수 12위에 상금랭킹 12위를 차지했고 올해도 평균타수 13위에상금랭킹 16위를 달리는 등 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168㎝의 늘씬한 체격에다 곱상한 얼굴로 KLPGA 투어에서 고정 팬을 몰고 다니는 몇 안 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김지현은 6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4언더파 68타를 쳐 선두권에 올랐다.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4개를 골라내는 깔끔한 경기였다.

김지현은 이날뿐 아니라 이번 시즌에 선두권에 이름을 올려 우승 경쟁을 펼친 적이 적지 않다.

하지만 최종일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지현은 "심리적 부담 있긴 있었다"면서 "그래서 요새는 최종 라운드에서 오버파만 치지 말자고 다짐하곤 한다"고 털어놨다.

또 "좀 더 대담한 경기가 필요하다고 느낀다"고도 말했다.

김지현은 지난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을 잊지 못한다.

박성현(23·넵스)과 결승에 만난 김지현은 2개홀을 남기고 2홀을 앞서고 있었지만 17, 18번홀을 내줘 연장전에 끌려 들어가 역전패를 당했다.

김지현은 "가장 아쉬운 순간을 꼽으라면 역시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 결승"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역전패를 계기로 더 단단해지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지현은 "이제는 우승 한번 해야지라거나 우승할 때가 됐다는 말이 부담스럽지 않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다만 조급해지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는다.

그러면서 김지현은 "이제는 (우승)해야 하지 않을까요?"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대회도 첫날 선두권에 나선만큼 남은 사흘 동안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가 우승 기회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 대회 때 퍼팅이 좋지 않아서 집중적으로 퍼팅 연습을 했더니 한결 나아졌다"면서 "오늘도 위기가 없지 않았지만 다 파로 막아냈다"고 자신감도 내비쳤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