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득 삼천리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6월 경기 안산시 대부도 아일랜드CC에서 열린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5’ 최종 라운드에서 배선우와 함께 걸으며 격려하고 있다. 한경DB
이만득 삼천리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6월 경기 안산시 대부도 아일랜드CC에서 열린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5’ 최종 라운드에서 배선우와 함께 걸으며 격려하고 있다. 한경DB
“회장님이 나서서 선수들이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시니 마음이 느긋해지고 성적도 좋아질 수밖에 없죠.”(웃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퀸’에 등극한 배선우(22)는 후원 기업 삼천리와의 인연에 대해 “찰떡궁합”이라고 말했다. 배선우는 지난 1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이수그룹 제38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지난 5월 E1채리티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메이저 대회까지 접수하자 그를 후원하는 삼천리 이만득 회장(60)의 ‘골프사랑’이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의 골프사랑은 2년 전부터 시작됐다. 그는 2014년 12월 배선우를 비롯해 ‘베테랑’ 홍란(29)과 윤선정(22) 박지연(21) 최이진(21) 안소현(20) 등으로 구성된 삼천리골프단을 창단했다. 작년에는 총상금 8억원, 우승상금 1억6000만원의 여자프로골프대회도 신설했다. 소속 선수는 물론 프로골퍼들이 활약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 회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골프대회를 방문해 소속 선수들을 응원하기로 유명하다. 대회 때마다 골프를 좋아하는 임직원과 함께 ‘아재 응원단’을 구성한다. 선수들이 이동할 때 굵은 톤으로 ‘나이스샷’ ‘좋다’ ‘파이팅’ 등 적극적인 응원을 한다. 이 회장의 부인도 함께 경기장을 찾곤 한다. 지난해 6월 열린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최종라운드에서는 선두권을 유지하던 배선우 홍란을 따라다니며 물을 챙겨주고 격려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삼천리여자오픈은 지난해 첫 대회에서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초대 챔피언을 차지했고 올해는 시즌 7승,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성현(23·넵스)이 우승했다. 이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서 그 해의 대세 선수가 우승한다는 이른바 ‘대세 컵’이란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이 회장의 골프사랑은 프로 선수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골프를 이끌어나갈 꿈나무 육성에도 나섰다. ‘KLPGA-삼천리 꿈나무대회’가 그 예다. 지난해 처음 열린 이 대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초·중학교 200여명의 꿈나무들이 참가했다. 상위권 선수들에게 각종 장학금과 다양한 부상이 주어지는 건 여느 대회와 다름없다. 이 회장은 소속 선수들이 초등부 선수들을 대상으로 골프 실전레슨과 멘탈 교육을 무상으로 하도록 했다. 주니어 선수들의 학부모와 대회 관계자들이 모여 골프 꿈나무 육성 방안 등을 터놓고 논의하는 간담회도 열었다. 올해는 다음달 4~7일 전북 군산시 군산CC에서 제2회 대회가 열린다.

유정우/이선우 기자 seeyou@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