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감 되살린 매킬로이, 6타차 '뒤집기 쇼'
“어느 순간 갑자기 퍼팅에 감이 왔어요!”

퍼팅 슬럼프에 빠졌던 로리 매킬로이(27·북아일랜드·사진)가 천신만고 끝에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퍼터를 교체하고, 퍼터 잡는 방식까지 여러 차례 바꾸는 등 각고의 노력으로 퍼트가 살아나자 천재의 샷감도 함께 살아났다.

매킬로이는 5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TPC(파71·7214야드)에서 열린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챔피언십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9타를 친 매킬로이는 2위 폴 케이시(잉글랜드)를 2타 차로 밀어내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난해 5월 웰스파고챔피언십 이후 16개월여 만의 우승이자 PGA 통산 12승째다.

매킬로이는 선두 케이시에 6타 뒤진 공동 7위로 라운드를 시작했으나 케이시의 막판 부진과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점점 날카로워진 퍼트에 힘입어 6타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모처럼 드라이버가 불을 뿜었고 최근 바꾼 퍼터도 잘 먹혔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12.9야드로 대회 1위를 차지했다. 온그린했을 때의 평균 퍼트 수도 1.604개로 1위다. 올 시즌 내내 퍼팅 난조에 애를 먹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달 PGA챔피언십에서 이틀 동안 퍼트 65개를 기록하며 예선 탈락의 수모까지 당한 매킬로이는 ‘퍼터 교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그동안 써오던 나이키의 메소드 블레이드 퍼터를 스카티카메론의 말렛 퍼터로 바꾼 것. 지난주 플레이오프 1차전인 더바클레이즈 대회부터 새로운 퍼터로 경기를 치렀다.

매킬로이는 이번 우승으로 페덱스컵 랭킹을 4위로 끌어올리며 우승 상금 153만달러(약 16억9000만원)를 챙겼다. 4차전까지 치르는 플레이오프 우승까지도 넘볼 수 있게 됐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은 김시우(21·CJ대한통운)는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와 함께 공동 15위(8언더파)에 올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