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 2방에 버디 4개 6언더파…1타차 단독 선두
플레이 늦어 벌타 받은 박성현, 2타 잃어 4타차 10위


결혼을 앞둔 허윤경(26·SBI저축은행)이 예비 시댁의 응원을 받아 2년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허윤경은 3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골프장(파72·6천546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한화금융클래식 3라운드에서 샷 이글을 2개나 잡아내고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곁들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허윤경은 중간합계 5언더파 211타로 김지현(23·롯데)과 박재희(21) 등 공동2위 2명을 1타차로 밀어내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글 2방이 선두 도약의 원동력이었다.

4번 홀(파5)에서는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1.5m 이글 퍼트를 집어넣었고 14번홀(파5)에서 30m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이 마치 자석에 끌린 듯 볼이 홀을 찾아 들어갔다.

14번 홀에서 허윤경은 컵 속에서 꺼낸 볼에 입을 맞추며 기뻐했다.

허윤경은 "파5홀에서 퍼트 이글과 하루 이글 두 번 모두 난생 처음"이라고 밝혔다.

허윤경은 2012년 우승 없이도 상금랭킹 2위에 오른 데 이어 2014년에는 2승을 거두며 김효주(21·롯데)에 이어 상금랭킹 2위를 차지하는 등 최정상급 기량을 뽐냈던 선수.
작년 8월 무릎 부상이 심해져 투어를 접은 그는 긴 재활을 거쳐 지난 6월 복귀했다.

복귀 후 반짝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우승까지 내달리기엔 힘이 부쳤던 허윤경은 난코스에서 치러진 특급 대회에서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복귀한 뒤 한동안 "지금은 그저 필드로 돌아와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다"던 허윤경은 "선두권 도약이 살짝 당황스럽다"고 웃었다.

2014년 때 경기력, 체력과 비교하면 70% 정도라는 허윤경은 "일단 목표는 10위 안에 입상하는 것이었는데 기회가 왔으니 내일 행운이 따른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특히 허윤경은 이날 예비 시댁의 응원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오는 10월 결혼하는 허윤경의 예비 시아버지는 대회가 열린 골든베이골프장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인 태안군 태안읍에서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허윤경은 최근 한 달 동안 예비 시댁 골프장에서 실전 훈련을 해왔다.

이날은 예비 시부모와 예비 신랑까지 모두 응원을 나왔다.

허윤경은 "4번홀 두 번째 샷을 치기 전에 예비 시아버님이 도착해 화이팅을 외쳐 주셨고 마침 두 번째 샷을 잘 쳐서 이글이 나왔다"고 말했다.

첫날 단독 2위에 이어 2라운드에서 공동선두에 오른 데 이어 이날도 1타를 줄이며 견고한 플레이를 이어간 김지현은 3년 만에 통산 3승째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처음 투어에 데뷔했지만 20개 대회에서 5차례 컷을 통과하는 데 그쳐 다시 시드전을 치러야 했고 올해도 상금순위 89위에 머문 무명 선수 박재희는 3언더파 69타로 깜짝 활약을 펼쳐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2타를 줄인 조윤지(25·NH투자증권)가 2타차 4위, 고진영(21·넵스)·이승현(25·NH투자증권)·배선우(22·삼천리) 등 올해 대회 때마다 상위권에 자주 등장하는 정상급 선수들이 허윤경에 3타 뒤진 공동5위(2언더파 214타)에 올랐다.

박성현(23·넵스)은 아웃오브바운즈(OB)와 늑장 플레이로 인한 벌타 등 악재가 겹치면서 2오버파 74타를 치는 부진 끝에 공동 10위(1언더파 215타)로 밀렸다.

박성현은 늑장 플레이로 경고를 받고도 14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칠 때 2분이나 걸려서 1벌타를 받았다.

세계랭킹 4위 렉시 톰프슨(미국)도 1오버파 73타로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를 치른 끝에 박성현과 함께 공동10위에 머물렀다.

(태안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