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50) 전 남자프로농구 원주 동부 감독이 프로스포츠 부정방지 교육 강사로 나섰다. 징계 이후 첫 공식 석상이다.

강 전 감독은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선수단 대상 부정 방지 교육에 특별 강사로 강단에 섰다.

강 전 감독은 이날 낮 12시께부터 50여분 동안 비공개로 강의를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 경험을 통해 다시를 한국 프로스포츠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라고 전했다.

강 전 감독은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스포츠 선수에게 친분을 내세워서 접근하는 분이 가장 무서울 수 있고 잘못 걸려들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해줬다"라고 전했다.

강 전 감독은 2011년 2월부터 3월까지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브로커들에게 네 차례에 걸쳐 4천700만원을 받고 주전 대신 후보 선수들을 기용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4천700만원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한국프로농구를 관장하는 KBL에서도 제명됐다.

강 전 감독은 승부 조작이 자의인지 타의인지 묻는 취재진에게 "타의 쪽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운동만 해왔고 사회 경험이 없어 주변에서 친분을 내세워 접근했을 때 쉽게 빠져든다"라고 답했다.

이어 "아마 그것이 잘해준 것에 대한 의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그 결과는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의 악몽이었고 나락에 선 심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강 전 감독은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못하는 대인기피증이 생겼다"면서 "아직도 가끔 (승부 조작과 관련해) 내 이름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너무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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