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문 배구협회 회장에게 받는 꽃다발을 받는 김연경. 엑스포츠 제공
서병문 배구협회 회장에게 받는 꽃다발을 받는 김연경. 엑스포츠 제공
'우리 누나' 김연경(페네르바체)이 대한배구협회의 부족한 지원에 대해 공개적으로 성토했다.

김연경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기간 동안 여자 배구 대표팀을 힘들게 만들었던 논란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연경은 통역사가 리우에 동행하지 못해 자신이 통역을 맡았던 점에 대해 "경기 외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통역뿐만 아니라 의료진도 없었다.

AD카드 발급이 불가능해 배구협회 통역사가 따라갈 수 없었던 점은 김연경도 알고 있었다. 그는 "(다른 팀처럼)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지만 그게 안 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치찌개 회식' 논란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협회가 선수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가 고작 일반 식당에서의 저녁식사였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김연경의 이야기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는 "이번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며 "대회가 끝난 후 회식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연경은 "다음엔 가능하다면 고깃집이라든지 선수들과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자리만 있어도 정말 감사할 것 같다"고 바람을 밝혔다.

김연경이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양궁 대표팀은 전용 휴게실이 마련되는 등 세심한 지원이 있었다'는 진행자의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그는 "과연 금메달을 딸 만 하다"면서 "부럽다. 정말 많이 부럽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김연경의 이 같은 행보를 단순한 투정으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리우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모습은 이미 전국민이 지켜봤다. 김연경의 전성기에 맞은 두 번의 기회는 그렇게 지나갔다. 협회를 겨냥해 아쉬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선수는 김연경뿐이다. 아직 도쿄를 약속하지 않은 그녀가 후배들을 위한 선물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