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여자 요트선수가 훈련 도중 심각한 전염병에 걸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리우올림픽의 골칫거리 중 하나였던 수질 오염 문제가 재부상하고 있다.

12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런던올림픽 요트 동메달리스트인 에비 반 애커(31)는 전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구아나바라만의 마리나 다 글로리아에서 레이저 레이디얼 경기를 치른 후 심각한 장염 증상과 함께 앓아누웠다.

벨기에 코치는 "애커는 지난 7월 초부터 이곳에서 훈련하면서 이질(전염병의 일종)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에 감염됐다"며 "의사 말로는 이 바이러스는 3개월 동안 사람의 에너지를 급격히 떨어뜨린다고 한다"고 말했다.

총 37명의 선수가 출전한 이날 경기에서 애커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16위에 그쳐 결국 메달권 경쟁이 어렵게 됐다.

국제요트연맹 대변인은 "요트를 비롯한 보트 경기 선수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장염 등의 질병에 걸린 사례는 아직 애커가 유일하다"며 말을 아꼈다.

수상경기장이 있는 구아나바라만은 올림픽 개막 전부터 수질 오염 논란으로 일찌감치 곤욕을 치렀다.

AP통신은 지난 1일 코파카바나, 이파네마 등 리우 유명 해변의 수질 샘플을 분석한 결과 미국·유럽 기준치의 최대 173만 배에 해당하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수상 종목 선수들이 실수로 한 모금만 마셔도 복통이나 호흡기 질병을 초래하는 염증에 걸릴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호주선수단은 요트선수들에게 로프를 맨손으로 잡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수질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참가선수들의 평가가 나오면서 수질 오염 문제는 차츰 가라앉는 분위기였다.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요트선수들은 안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다"라며 다시 불거지는 수질 논란을 일축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