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개인혼영 200m서 2분16초11로 32위
다섯번째 올림픽은 "기회가 된다면…"


남유선(31·광주시체육회)의 네 번째 올림픽은 2분16초11만에 끝났다.

하지만 그는 "즐거운 시간이었다"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한국 수영대표팀 맏언니 남유선은 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200m 예선 1조에서 2분16초11의 부진한 기록으로 조 4위, 전체 참가선수 39명 중 32위에 머물렀다.

16명이 겨루는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한 종목에만 출전한 남유선의 리우올림픽도 일찌감치 끝이 났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남유선은 "몸이 너무 안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틀 전 체한 기운이 있고 급성 빈혈 증세도 겹쳐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면서 "이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제 지나간 일이다"라면서 "과정에 충실했으니 결과가 안 좋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마음을 추슬렀다.

남유선은 한국 수영사의 한 획을 그은 선수다.

15세이던 2000년 시드니 대회에 처음 출전한 뒤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이번에 8년 만이자 네 번째 올림픽 출발대 위에 섰다.

올림픽에 4번이나 출전한 한국 수영선수는 남유선과 4회 연속 나선 박태환이 전부다.

무엇보다도 남유선은 한국 수영선수 중 처음으로 올림픽 결승을 뛰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라 7위를 차지했다.

한국 수영이 올림픽 결승 진출 선수를 배출한 것은 1964년 도쿄 대회 때 처음으로 경영 종목에 도전장을 내민 이후 40년 만의 일이었다.

남유선 이후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고 2012년 런던 대회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차례로 은메달을 땄다.

남유선은 네 번이나 경험했지만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대해 "매번 떨린다"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 올림픽은 아무 생각 없이 뛰었다.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두 번째 올림픽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었다"면서 "좋은 기록을 내니 세 번째 올림픽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세 번째 올림픽에서 다시 세계수영의 높은 벽을 확인한 그는 네 번째 올림픽은 아예 도전조차 생각하지도 않았다.

런던올림픽이 열린 2012년은 그가 선수 생활을 그만둘까도 생각했던 해였다.

그러다가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4년 만인 2014년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국내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지난해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해서는 자신보다 나이 많은 선수도 있고 유모차에 아이를 재워놓고 훈련하는 엄마 선수들을 보면서 다신 한번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그는 "수영에 새로 눈을 뜬 기분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렇게 출전한 네 번째 올림픽이지만 준비한 걸 다 보여주지 못하고 마무리하게 됐다.

남유선은 "아쉬움이 남기에 다음에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수영을 계속하고 싶은 욕심이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올림픽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그러고는 후배들에게도 "욕심이나 목표를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