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호주 프로구단 코치 시절 껄끄러운 인물이 현재 피지 감독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지휘하는 신태용 감독은 1차전 상대 정보를 분석하다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신 감독이 10년 전 호주 프로구단인 브리즈번에서 코치를 맡을 당시 감독인 프랭크 파리나가 피지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음에도 반갑다는 생각이 선뜻 들지 않았다.

파리나 감독은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한 신 감독을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신 감독은 2005년부터 브리즈번에서 코치를 맡았다.

당시 마이런 블라이버그 감독은 신 코치에게 공격 부문 전권을 넘겼다.

충분히 신뢰했기에 권한 위임이 가능했다.

2006년 말 파리나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사정이 확 바뀌었다.

신 감독은 4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한 공식 기자회견을 끝내고서 당시 악연을 소개했다.

"나를 이방인 취급했다. 백인우월주의자가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때문에 두 사람 관계가 소원해졌다.

신 감독은 2008년 코치 생활을 마감하고 귀국했다.

신 감독은 이런 나쁜 추억에도 지금은 아무런 악감정이 없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대표팀이 머무는 사우바도르의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최근 파리나 감독과 재회했을 때 반갑게 인사했다.

10년 전 악연이 이제는 인연이 됐다.

신 감독은 "감독이 되고 나니 10년 전 파리나 감독의 행동을 이해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언어가 통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나 감독도 신 감독을 호평했다.

"신 감독은 신사였다. 신 감독과 잘 지냈던 것 같다"

(사우바도르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