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한국 선수단 숙소 앞에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한국 선수단 숙소 앞에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슬로베니아·폴란드·멕시코 등 재치있는 현수막
체육회 "4개월 전에 각종 물품 보냈지만 통관 절차 지연돼 애탄다"
미국은 테러 위험으로 성조기 내걸지 않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선수촌은 '작은 지구촌'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서쪽의 바라 다 티주카에 선수촌 '올림픽 빌리지'는 31개 동 3천604개 가구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 형태로 꾸며졌다.

이곳에 입촌한 각국 대표팀은 발코니나 외벽에 국기를 내걸어 각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자부심을 드러낸다.

특별한 구호나 문구로 개성을 살린 국가도 있다.

슬로베니아 대표팀은 '아이 필 러브(I FEEL LOVE·사랑을 느껴요)'라고 흰색으로 적힌 초록색 현수막을 걸었다.

자세히 보면 러브(LOVE) 단어 왼쪽에는 'S', 오른쪽에는 'NIA'가 연한 초록색으로 쓰여 있다.

'슬로베니아를 느껴요'라고도 해석할 수 있도록 재치를 발휘한 현수막을 정성스럽게 마련해온 것이다.

폴란드는 '고 폴란드'(GO POLAND)라고 진취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현수막을 선보였다.

멕시코는 '멕시코 대표팀 환영합니다'(BIENVENIDOS DELEGACION MEXICANO)라고 외치는 대형 현수막으로 숙소 발코니 난간을 꾸몄다.

열악한 시설을 이유로 입촌 거부 소동을 벌였던 호주 대표팀도 국가명(AUSTRALIA)을 적은 노란색 현수막 여러 개로 한 아파트 외벽 전체를 뒤덮었다.

북한도 대형 인공기로 숙소에 무사히 입촌했음을 알렸다.

태극기는 보이지 않는다.

2일 한국 국가대표팀 입촌식 행사에서 선수촌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행사는 열렸지만, 태극기가 걸린 건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국가대표 선수는 "태극기를 걸고 싶은데 아직 태극기가 도착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아쉬워했다.

태극기는 현재 리우데자네이루 항만 어느 곳에서 옴짝달싹 못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약 4개월 전에 해운 편으로 태극기를 포함한 각종 올림픽 지원 물품을 리우데자네이루로 부쳤다고 밝혔다.

화물은 현재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한 상태지만, 항만 사 내부 문제로 배송이 안 되고 있다는 게 대한체육회가 한진해운을 통해 파악한 내용이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태극기뿐 아니라 코리아 하우스에 전시할 물품들도 도착을 안 하고 있어 애가 탄다"고 토로했다.

운송 문제와 관계없이 선수촌에 국기를 걸지 않는 국가도 있다.

미국은 테러 위험 때문에 일부러 성조기를 노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