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스캔들에 싸인 러시아 선수단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싸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이례적으로 공개적인 갈등을 노출함으로써 리우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국제스포츠계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 보도했다.

러시아 선수단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상당 부분 허용한 IOC의 결정에 대해 국제스포츠계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는 가운데 IOC는 지난달 31일 WADA가 수년 전부터 이뤄진 러시아 측의 조직적 도핑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바람에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며 책임을 상당 부분 WADA 측에 돌렸다.

이에 대해 WADA는 1일 곧바로 성명을 통해 그들의 입장을 옹호했다.

국제스포츠계의 최고위 인사들이 포진한 양대 스포츠 기구가 공개적인 불화를 나타내기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로, WADA는 소요 예산의 절반을 IOC로부터 받고 있으며 크레이그 리디 위원장은 IOC 집행위원을 겸하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그러나 양 기구간의 이러한 '유착' 관계가 올림픽 이미지를 손상할 수 있는 도핑 위반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내왔으며 WADA는 이번 IOC 측의 책임 전가 이전에 이미 지연된 러시아 도핑 사건 처리를 싸고 비난을 받아왔다.

러시아 내부로부터 이미 수년 전 조직적 도핑에 대한 제보를 받고도 처리를 늦춰왔다는 것이다.

WADA는 지난달 앞서 NYT가 보도한 러시아의 2014년 소치올림픽 도핑 사실을 확인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WADA는 이어 IOC에 러시아팀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도록 요청했으며 리디 회장은 IOC의 결정투표에는 기권했다.

WADA는 캐나다인 법률가 리처드 매클라렌이 주도한 이 보고서가 대회 개막에 임박해 공개된 것과 관련, 대회 개막을 앞두고 혼란스런 조치이기는 하나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WADA 위원장을 지낸 리처드 파운드 전 IOC 집행위원은 "IOC가 모든 책임을 WADA로 돌리려 하고 있다"면서 "IOC가 WADA의 건의대로 러시아팀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면 쉽게 피할 수 있었던 사태"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yj378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