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환 한국창업진흥협회 회장
이재환 한국창업진흥협회 회장
"자신보다 먼저 도전에 나선 선배들의 살아있는 경험과 조언만큼 큰 도움이 되는게 있을까요"
예비 창업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재환 한국창업진흥협회 회장(사진)은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창업을 경험해 본 사람들 대부분이 창업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외로움을 꼽습니다. 창업에 나서는 순간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지기 때문이죠."

설립 2년째에 접어든 창업진흥협회의 역할을 "예비 창업가들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 회장을 분당 정자동에 위치한 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창업진흥협회에 대해 소개해 달라.
창업진흥협회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창업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조직이다. 창업이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건전한 창업문화가 필요하고 협회는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협회가 정한 제1의 목표이자 책임이다.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협회인 셈이다.

●설립 2년차에 접어들었다.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기존 창업가와 예비 창업가를 서로 연결해 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비 창업가의 경우 유사한 경험이 있는 선배가 겪었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위험 요소들을 줄여 나갈 수 있다.
창업 활성화를 위해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도 개최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이 당장 창업 전선에 뛰어 들지는 않더라도 창업 아이디어 한두 개 쯤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창업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갖게 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시장을 확대하는데 공모전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브랜드 강연과 창업 연구세미나를 꾸준히 개최해 오고 있는데.
창업은 결코 의욕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지만 이에 맞는 기본적인 지식과 소양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회사에 소속돼 있을 때엔 사내교육, 연수 등의 기회가 많은 반면 창업자의 경우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교육의 기회를 갖기가 쉽지 않다. 예비 창업가는 물론 창업을 통해 인생 2막을 시작한 경우에도 항상 배우고 연구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커리큘럼의 장점을 꼽는다면.
창업은 무엇보다 현장 경험이 최우선이다. 이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선배와 주변의 다양한 경험과 조언을 통해 실현 가능한 창업 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구상한 창업 아이템에 대해 시장성을 검증하고 사업화 가능성은 물론 법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또 향후에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찾는데 있어 선배 창업가들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마련했다. 창업가 정신과 사회적 책임 뿐 아니라 세무회계와 같은 실무 위주의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청년창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지난 5월 각 대학교 창업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젊은 참가자들의 취향에 맞게 삼겹살집에서 '멘토파티'를 열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딱딱한 강의실에서 나오지 못하는 질문과 답변이 오고갔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진정성과 책임감, 희생정신 등 멘토들의 자질과 소양도 중요하다.
지금의 멘토링 프로그램의 질을 지금보다 더 끌어 올리고 청년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 이들이 실제 창업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협회가 개최하는 창업콘서트 '3업(UP) 콘서트'의 반응이 뜨겁다고 들었다.
무엇보다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스스로 절실함과 열정을 갖춘 사람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열기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뜨겁다. 콘서트와 세미나 등을 준비하면서 단발성이 아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다짐했다. 앞으로 창업콘서트가 단순 강연을 듣는 자리가 아닌 참가자들이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창업 장터로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창업, 스타트업을 얘기할 때 우리는 아직도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떠올린다. 그 상징성을 부인하자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우버는 15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8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에어비앤비도 총 9000억원에 이르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들 기업의 가치는 현재 수십 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 우버, 에어비앤비와 같은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는 것이 협회의 첫 번째 계획이자 목표다. 단순히 돈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건전한 창업문화 조성을 위해 교육, 캠페인 등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극 추진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