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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대 최소 인원인 1명 참가

단 한 번의 펀치로 승부를 결정 낼 수 있는 종목. 그렇지만 그 한 방을 위해 수많은 잽을 날려야 하는 종목. 바로 복싱이다.

복싱은 기원전 3천 년께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그 흔적이 발견될 만큼 역사가 깊은 스포츠다.

기원전 7세기에 열린 고대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소개됐다.

당시에는 지금의 글러브 대신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으로 주먹과 이마를 감싸고 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로마 시대에는 단단하고 날카로운 금속을 끼운 가죽띠를 손에 감도록 했다.

그 결과 복싱 시합에 나선 전사들은 목숨을 걸어야 했다.

로마 제국이 몰락하면서 복싱도 역사에서 사라졌다.

복싱은 17세기 영국에서 부활해 1880년 영국에 아마추어 복싱 협회가 창립됐다.

복싱이 올림픽 종목으로 데뷔한 것은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부터였다.

초창기에는 남자부 5체급뿐이었으나 점진적으로 증가해 지금은 10체급으로 늘어났고,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여자부 3체급이 신설됐다.

복싱은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또 한 번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부터 선수 안전을 위해 착용했던 헤드기어가 사라지는 것이다.

헤드기어가 선수들의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감소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뇌 손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여자 복서들은 예외다.

여자 복싱의 경우 뇌 손상과 관련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헤드기어를 그대로 쓰고 경기를 치른다.

채점 방식도 단순히 유효타 개수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공격적인 선수가 높은 점수를 받는 식으로 바뀌었다.

남자는 3분 3라운드로 진행되며, 여자는 2분 4라운드로 경기를 치른다.

라운드별 10점 만점제로, 5명의 심판 점수 중에서 컴퓨터가 랜덤으로 3명의 심판 점수를 고른다.

심판의 점수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으며, 버팅(머리로 받기)에 대해 1~2점을 감점할 수 있도록 한 것도 4년 전 런던올림픽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다.

가장 큰 변화는 프로 복서들이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점이다.

아마추어 정신의 보루와도 같았던 복싱도 변화의 바람을 빗겨나가지 못했다.

한국 복싱은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한국 복싱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김광선(플라이급)과 박시헌(라이트미들급)이 금메달 2개를 따낸 이후로 올림픽 금메달과는 거리가 멀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동메달 2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선 은메달 1개로 겨우 체면을 지켰지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선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2004년 아테네에서 동메달 2개, 2008년 베이징에서 동메달 1개, 2012년 런던에서 은메달 1개에 그쳤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는 1948년 첫 올림픽 참가 이후 역대 최소 인원인 한 명만이 출전한다.

남자 복싱 56㎏급의 함상명(21·용인대)이다.

함상명은 애초 올림픽 예선은 물론 프로 리그 선발전에서도 탈락했으나 같은 체급 선수가 출전을 포기하면서 와일드카드를 받아 극적으로 출전이 성사됐다.

한국 복싱은 올림픽 연속 출전의 기록을 이어준 함상명이 '천운'을 잘 살려 28년 만의 금메달까지 획득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