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은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서 매번 새로운 스타를 배출해왔다.

서향순(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김수녕(1988 서울올림픽)-조윤정(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김경욱(1996 애틀랜타 올림픽)-윤미진(2000 시드니 올림픽)-박성현(2004 아테네 올림픽)-기보배(2012 런던 올림픽)가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신궁' 반열에 올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제외하면 1982년부터 한국 여자선수들이 개인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지만, 같은 선수가 2번 개인전 금메달을 딴 적이 없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리우올림픽에서는 양궁대표팀의 '무서운 막내' 최미선(광주여대)이 지난해보다 한층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며 '올림픽 신궁 계보'에 도전하고 있다.
최미선 / 연합뉴스 DB
최미선 / 연합뉴스 DB
최미선은 런던 올림픽 2관왕인 선배 기보배(광주시청)보다 이름값은 덜하지만 성적으로만 따지면 이미 세계 최강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초고교급'으로 기대를 모았던 최미선은 대학생이 된 지난해 성인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해 5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세계 정상으로 직행하는 듯했다.

그러나 국내 팬들에게 이름을 알릴 기회였던 지난해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개인전 결승에서는 기보배(광주시청)에게 슛오프 접전 끝에 5-6으로 졌고 단체전에서도 은메달에 머물렀다.

지난해 7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도 4강에서 기보배에게 5-6으로 졌고 단체전에서도 4강에서 러시아에 무릎을 꿇었다.

최미선은 그러나 약점으로 지적됐던 체력을 보충하는 한편 국제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며 한 걸음씩 발전해나갔다.

그 결실은 지난해 9월 리우 프레올림픽 여자 개인전 금메달, 10월 월드컵 파이널대회 여자 개인전 금메달에서부터 나타났다.

최미선은 올해 들어 4월 '바늘구멍'으로 불리는 한국 올림픽 대표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기보배가 지난해 세계선수권 개인전 우승자 가산점까지 받았지만, 최미선은 1위 자리를 지켰다.

최미선은 이후 5월 콜롬비아 메데진, 6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현대 양궁월드컵 2, 3차 대회에서 여자 개인·단체전과 혼성팀전에 걸려있는 금메달을 모두 싹쓸이하며 두 대회 연속 3관왕에 올랐다.

올해 열린 모든 대회에서 1위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한국 여자양궁이 올림픽 8연패에 도전하는 단체전뿐 아니라 부담감을 홀로 짊어져야 하는 개인전에서도 우승행진 중인 것이 긍정적인 부분이다.

최미선은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제가 국가대표가 된다는 것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올림픽을 꿈꾸고 바라보기만 했는데, 국가대표로 나간다는 것이 아직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이 꼭 금메달을 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부담된다"면서도 "올림픽에서도 평소대로 하겠다.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컨디션을 유지하면 될 것 같다"고 담담히 각오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bschar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