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호수비로 류현진 도왔지만, 5회에는 타구 판단 실수

류현진(29·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미국 메이저리그에 처음 진출했을 때 입단 동기인 야시엘 푸이그(26)는 금세 가까워졌다.

영어가 서툴렀던 둘은 말 대신 몸으로 우정을 자주 확인했고, 이런 모습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류현진이 어깨 수술을 받으면서 2015년에는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고, 푸이그 역시 지난 시즌 부상 때문에 79경기에만 출전하며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8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640일 만에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르면서 이들의 그라운드 재회가 성사됐다.

류현진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고, 푸이그는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푸이그는 1회 좋은 수비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은 복귀전에서 상대한 첫 타자 멜빈 업튼 주니어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내줬고, 윌 마이어스와 맷 켐프를 처리해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이어 상대한 샌디에이고 4번 타자 안게르비스 솔라르테는 우익수 쪽으로 뜬공을 쳤고, 푸이그는 끝까지 따라가 관중석 쪽으로 팔을 뻗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푸이그의 도움으로 1회를 넘긴 류현진은 2회 1실점, 3회 무실점, 4회 1실점으로 힘겹게 경기를 끌고 갔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간 류현진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놓고도 켐프와 솔라르테에게 연달아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벤치에서는 데릭 노리스를 고의4구로 내보내고 왼손 타자 알렉스 디커슨과 상대하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이미 류현진은 지친 뒤였다.

류현진이 디커슨에게 던진 4구째는 이날 직구 중 가장 느린 85마일(시속 137㎞)이었고, 디커슨은 5구째 89마일(시속 143㎞) 직구를 때려 우익수 쪽으로 총알 같은 타구를 날렸다.

워낙 잘 맞았지만, 야수 정면으로 향해 우익수가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공이었다.

그러나 푸이그는 타구 판단을 잘못해 뒤로 물러나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전진하는 바람에 공을 머리 위로 넘겨 버리고 말았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고, 결국 류현진은 푸이그의 아쉬운 수비를 뒤로하고 복귀전을 4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4b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