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 마지막 4개 홀에서 4타 잃고 '와르르'

더스틴 존슨(미국)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50만 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존슨은 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컨트리클럽(파70·7천40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의 성적을 냈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존슨은 5언더파 275타로 단독 2위에 오른 스콧 피어시(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이 대회 패권을 차지했다.

지난달 US오픈 정상에 올라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의 기쁨을 누린 존슨은 이번에도 우승 상금이 162만 달러(약 18억5천만원)나 되는 특급 대회를 제패했다.

시즌 2승째를 거둔 존슨이 월드골프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은 2013년 HSBC 챔피언스, 2015년 캐딜락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올해 US오픈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대표적인 '메이저 무관' 선수로 거론된 존슨은 투어 통산 11승 가운데 최근 4승을 메이저 또는 WGC 대회에서 따내며 '큰 대회에 약하다'는 오명을 확실히 떨쳐내게 됐다.

존슨은 4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조던 스피스(미국)를 제치고 2위로 한 계단 오르게 됐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였던 존슨은 이날 4라운드 후반에 역전에 성공하며 뒷심을 발휘했다.

세계 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에게 1타 뒤처져 있던 존슨은 17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데이를 따라잡았다.

이때 15번 홀(파3)에서 경기를 하고 있던 데이가 약 1.3m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기록하면서 둘의 순위는 오히려 존슨의 1타 차 단독 1위로 뒤바뀌었다.

존슨이 18번 홀(파4)에서 한 타를 잃어 잠시 공동 선두가 됐지만 데이는 이때 16번 홀(파5)에서 말 그대로 헤매고 있었다.

티샷이 왼쪽으로 밀렸고 나무 밑에서 친 두 번째 샷은 페어웨이 반대편 수풀 안으로 향했다.

좌우를 오간 끝에 그의 세 번째 샷은 아예 물에 빠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데이는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2타 차 단독 선두가 된 존슨은 먼저 경기를 마쳤고 이때 4언더파로 공동 2위였던 데이와 피어시는 남은 2개 홀에서 존슨을 따라잡지 못해 존슨의 우승이 확정됐다.

존슨은 "어려운 코스기 때문에 타수를 많이 줄이겠다는 마음은 없었다"며 "페어웨이를 잘 지키고 그린 위에서 퍼트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면 4,5타를 줄일 기회는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최근 몇 주간 퍼트가 잘 되는 것이 승리 요인"이라고 자평했다.

피어시는 18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했으나 존슨과 격차를 1타로 줄이는데 만족해야 했다.

또 데이는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한 타를 더 잃고 최종합계 3언더파 277타, 스피스 등과 함께 공동 3위로 밀려났다.

데이는 "실망스러운 결과였지만 이번 주 내내 좋은 경기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경태(30), 송영한(25·이상 신한금융그룹)이 나란히 3오버파 283타로 공동 21위에 올랐다.

안병훈(25·CJ그룹)은 12오버파 292타를 쳐 공동 49위를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