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승·통산 6승 내가 먼저…같은 꿈 꾸는 세 남자"
‘시즌 2승, 통산 6승.’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최진호(32·현대제철) 박상현(33·동아제약) 모중경(45·타이틀리스트)이 꾸고 있는 같은 꿈이다. 올 시즌 1승씩을 수확한 이들은 국내 투어에서 통산 5승씩을 거뒀다.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차지하는 선수가 올 시즌 투어 대상과 상금왕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오른다.

26일부터 나흘간 강원 홍천군 힐드로사이CC(파72·7276야드)에서 열리는 넵스헤리티지 대회(총상금 4억원)에서는 멀티챔프를 향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넵스헤리티지는 올 시즌 다섯 번째 대회다. 지금까지 열린 네 번의 대회 우승자가 모두 달랐다. 프로 데뷔 12년차인 최진호는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프로미오픈에서 우승했고, ‘원조 꽃미남’ 박상현이 이달 초 GS칼텍스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컵을 따냈다. 지난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왕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의 스승인 모중경은 지난 15일 매일유업오픈에서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박상현은 지난주 SK텔레콤오픈에서 ‘피아노 치는 골퍼’ 이상희(24·통산 3승)와의 접전 끝에 준우승했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최진호는 공동 5위에 올랐다. 최진호와 모중경은 넵스헤리티지가 반갑다. 올 시즌 우승자 중 박상현과 이상희가 JGTO 참가를 위해 이번 대회에 불참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성적에 따라 투어 대상과 상금왕 경쟁 구도도 바뀔 전망이다. 현재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는 최진호(2067포인트)다. 박상현이 3위(1520포인트), 모중경은 5위(1133포인트)다. 상금랭킹은 박상현이 2억6000만원으로 1위, 최진호가 4위(1억5500만원), 모중경은 7위(6891만원)다. 넵스헤리티지의 우승 상금은 8000만원. 최진호가 우승하면 그가 올 시즌 목표로 잡은 상금왕 부문에서 박상현과의 격차를 2500만원으로 좁힐 수 있다. 모중경이 우승하면 대상 포인트에 이어 상금랭킹도 ‘톱5’ 이내로 진입하게 된다. 이들 세 선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상금왕과 대상을 받은 적이 없는 ‘넘버2’다.

통산 6승은 한국 프로골프 역사에도 의미있는 숫자다. 한국프로골프협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 투어에서 통산 6승을 기록한 선수는 19명이다.

최진호와 모중경 중 우승자가 나오면 6승을 올린 스무 번째 선수로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스타가 없어 고민해온 남자 골프에서 2년 만에 첫 멀티챔프가 나오면 남자 대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