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이글 두 방…최경주 선두권 도약
“프로 데뷔 후 처음이네요!”

‘탱크’ 최경주(46·SK텔레콤·사진)가 국내 투어에서 화끈한 ‘이글쇼’ 두 방을 선보였다. 20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다.

최경주는 인천 스카이72CC 오션코스(파72·7209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첫날 공동 121위(2오버파)로 뒤처졌던 최경주의 순위는 공동 6위(2언더파)로 껑충 뛰었다.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마친 뒤 곧바로 귀국한 그는 1라운드에서 짧은 퍼터를 자주 놓치는 등 부진했다. 최경주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그린이 워낙 빠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느린 국내 투어 그린이 오히려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날은 달랐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최경주는 첫홀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린 뒤 11번홀(파4)에서 142야드짜리 9번 아이언샷을 그대로 홀에 꽂아 넣으며 대회 첫 이글의 주인공이 됐다. 최경주는 “공이 원하는 지점에 잘 떨어지는 것 같아서 버디는 잡겠구나 했는데 공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대회 첫 이글 상금 200만원도 부수입으로 챙겼다.

두 번째 이글은 5번홀(파5)에서 나왔다. 그린 근처에서 친 54도 웨지 어프로치샷이 핀을 맞고 홀컵으로 들어갔다. 최경주는 “프로로 활동하면서 홀인원은 다섯 번 해봤는데 한 라운드에 이글 2개는 처음”이라며 기뻐했다.

국군체육부대 소속 상병 허인회(29)도 최경주와 같은 공동 6위에 자리했다. 혼자 캐디백을 메고 경기에 나서 눈길을 끈 허인회는 캐디백 무게를 줄이기 위해 8개의 클럽만 들고 나와 홀인원(8번홀)을 포함해 5타를 줄이는 기염을 토했다. 허인회는 “캐디가 갑자기 일이 있다며 나오지 않아 직접 캐디백을 멜 수밖에 없었다”며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고 농을 던졌다. ‘아빠 골퍼’ 박상현(33·동아제약)은 이틀 연속 4타를 덜어내며 8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최종 우승자가 되면 올 시즌 KPGA투어 첫 2승을 챙기는 선수가 된다.

영종도=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