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전 산자부 장관 "올림픽 후 평창·강릉 세계적 관광명소 될 것"
“스포츠 외교를 하루빨리 정상화해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겠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장애인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를 이끌게 된 이희범 신임 위원장(67·전 산업자원부 장관·사진)은 12일 이같이 말했다. 그는 “1년9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은 한국의 국격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역사적 사업”이라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8차 위원총회를 열고 신임 위원장을 선출했다. 이 위원장은 120명의 재적 위원 가운데 출석한 103명(참석 47명·위임 56명)의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이 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오는 16일 공식 취임한다. 임기는 2년이다.

이 위원장은 “아직 정부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자신의 포부를 명확하게 밝혔다. 그는 지난 3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위원장을 사퇴하자 새 위원장으로 내정됐다. 이후 체육계 안팎에서 그의 경험 부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는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모두 읽어봤다”며 “많은 부분에 공감하지만 일부는 오해하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국제 스포츠 네트워크가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작년에 광주 유니버시아드 유치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경험을 쌓았다”며 “조속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방문하는 등 국제 스포츠계와 유대 관계를 맺고 외교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진선, 조양호 전 위원장에 이은 세 번째 조직위원장이다. 잦은 교체로 인한 업무 공백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이 위원장은 “2006년 평창 올림픽 유치 단계에서 고문을 맡았고, 유치 후에도 2014년부터 자문위원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업무 흐름을 이해하고 있다”며 “기존 조직위가 강조한 경제, 평화, 환경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족한 부분은 마부위침(磨斧爲針: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의 자세로 불철주야 노력해 채우고, 각계 전문가의 도움을 받겠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평창과 강릉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그는 “올림픽이 끝나면 각종 시설을 세계인이 찾는 관광 명소로 조성해야 계속 활용할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유산을 남기는 올림픽이 되도록 현장에서 발로 뛰겠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서울대 공과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이 위원장은 1972년 행정고시에 수석 합격해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상공자원부를 거쳐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서울산업대 총장, 산업자원부 장관, 한국무역협회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STX에너지·중공업 총괄회장, LG상사 부회장 등 민간 부문에서도 활약했으며 LG상사 고문을 맡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