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희, 일본투어 통산 20승
‘베테랑’ 이지희(37·진로재팬·사진)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통산 20승을 달성했다.

이지희는 3일 일본 시즈오카현 가쓰라기GC 야마나코스(파72·6568야드)에서 열린 JLPGA 야마하레이디스오픈(총상금 1억엔·약 10억2400만원)에서 4라운드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3언더파 공동 2위로 최종일을 시작한 이지희는 보기는 한 개만 내주고 버디 7개를 쓸어담는 뒷심을 발휘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단독 2위 신지애(28·스리본드)와는 3타 차, 공동 3위 윤채영(29·한화)·와타나베 아야카(23·일본)와는 4타 차다. 지난해 10월 노부타그룹마스터스GC레이디스에서 JLPGA 통산 19승을 달성한 이지희는 이로써 5개월여 만에 투어 통산 20승 고지에 올라섰다. 2001년 JLPGA투어에 데뷔한 지 15년 만이다. 우승 상금 1800만엔(약 1억8400만원)을 보탠 이지희는 현재 43위인 상금랭킹도 5위로 대폭 끌어올렸다.

윤채영 신지애 등 한국 후배들과 챔피언조에서 티오프한 이지희는 투어 16년차 ‘왕언니’답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내며 후배들을 제치고 챔프에 올랐다. 이지희는 “올해 목표인 상금왕에 한발 다가설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지희는 통산 20승을 쌓은 노장이지만 JLPGA투어에서 상금왕에 오른 적이 없다.

JLPGA투어 통산 10승을 기록 중인 신지애도 이날 3타를 추가로 덜어내며 시즌 첫 승이자 통산 11승에 도전했지만 이지희의 후반 독주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서 JLPGA 첫 승을 기대한 윤채영은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타수를 줄이지 못한 탓에 공동 3위로 미끄럼을 탔다. 윤채영은 스폰서 초청 선수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JLPGA투어 출전은 두 번째다.

이지희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JLPGA투어 5개 대회에서 3승을 합작했다. 지난해 JLPGA 상금왕 이보미(28·혼마골프)가 지난달 요코하마타이어PRGR레이디스컵을 제패했고, 김하늘(28·하이트진로)은 지난주 악사레이디스토너먼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일본 선수들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출전을 위해 자리를 비운 이보미의 공백을 틈타 모처럼 우승컵을 노렸지만 한국 선수가 또다시 1~3위를 점령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