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골프공에 웬 콧수염?”

골프공에 웬 '콧수염'…미켈슨, 왜 그렸지?
AT&T페블비치프로암에서 준우승한 필 미켈슨의 ‘콧수염 공’(사진)이 화제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줄곧 두 개의 검은색 타원이 8자 모양으로 맞붙은 무늬가 들어간 골프공을 썼다. 우승자인 본 테일러를 추격하는 퍼팅 장면이 자주 TV 화면에 잡히면서 이 독특한 무늬가 관심을 모은 것. 팬들의 궁금증이 커지자 미켈슨은 “나는 콧수염을 생각했다. 누구는 땅콩으로 부른다는데 상관없다”며 사연을 전했다.

골프공 후원사인 캘러웨이가 실수로 제품명을 표시하는 ‘스탬프’를 잘못 찍은 게 시작이었다. 그는 “잘못 찍힌 마크를 감추기 위해 펜으로 엑스자(X)를 덧칠했는데, 미국골프협회(USGA)에서 제조사에 금지하는 방향 표시선처럼 보일까봐 더 두껍게 그리다 보니 희한한 모양이 됐다”고 했다. 골퍼들은 자신의 공임을 표시하기 위해 공에 점이나 숫자, 만화 캐릭터 등을 그려넣는다. 하지만 누구나 다 알아볼 정도로 큰 문양을 새기는 사례는 드물다.

캘러웨이는 “미켈슨에게 실수로 같은 스탬프가 두 번 인쇄된 공을 제공했다”며 “재고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미켈슨이 스탬프 무늬 한 개를 검정 펜으로 덧칠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캘러웨이는 다음 대회부터는 스탬프가 정상적으로 찍힌 공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