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들 진학 뒷바라지로 대회 소홀
준우승 뒤 '최고 아빠상' 가족선물 받아


최경주(46·SK텔레콤)는 2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2위를 차지하며 '코리안 탱크' 면모를 다시 보여줬다.

선두를 달리다가 막판에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에게 1타 차이로 2위로 내려가 아쉬움은 남았다.

그러나 작년 한 번도 '톱10'에 든 적이 없던 부진을 털어내고 힘차게 다시 일어섰다는 의미가 더욱 컸다.

또 가족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대회는 강풍과 비, 낙뢰예보 등 악천후 속에서 치러졌다.

그 때문에 경기 시작이 지연되기도 했으나, 최경주는 그 순간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즐겼다.

그는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안개로 1시간 지연 = 가족과 함께하는 추가 1시간"이라는 글과 함께 아들과 휴식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최경주의 가족 사랑은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큰아들 최호준군의 대학 진학 뒷바라지에 헌신했다.

PGA 투어 활동에 전념하지 못해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택했다.

그는 지난해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큰아들 호준이가 공부와 골프를 병행하며 대학에 진학하기를 원한다"며 "지난여름에는 아들 골프 연습을 봐주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말한 바 있다.

아버지의 사랑과 헌신 덕분에 호준군은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인터내셔널팀 부단장이라는 큰 책임을 졌던 골프국가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대회도 지난 10월 성공적으로 끝났다.

지난해 최경주가 가장과 리더로서 책임감을 중요시했다면, 올해는 선수로서의 목표를 높게 세웠다.

그는 2011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4년 8개월 동안 거두지 못한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프레지던츠컵이 끝나면서 일찌감치 겨울훈련에 들어갔다.

최경주재단 골프 꿈나무 주니어 선수들과 중국 광저우에서 합동 전지훈련도 했다.

최경주의 이번 대회 준우승은 독한 훈련의 성과이기도 하다.

여기에 가족의 열렬한 응원이 큰 힘이 됐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대회가 끝난 뒤 최경주는 가족과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우승컵은 놓쳤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최고 아빠'(Best Dad)상을 품에 안았다.

최경주 가족이 남편과 아버지를 위해 직접 제작한 선물이다.

최경주는 이 트로피를 받고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우은 못했지만 아무나 받지 못하는 최고의 가족상을 받았다"는 글을 남기며 따뜻한 가족애를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