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린턴도 축하 박수 > 제이슨 더프너(왼쪽)가 25일 PGA투어 커리어빌더챌린지에서 우승한 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에게 넘겨받은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연합뉴스
< 클린턴도 축하 박수 > 제이슨 더프너(왼쪽)가 25일 PGA투어 커리어빌더챌린지에서 우승한 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에게 넘겨받은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연합뉴스
제이슨 더프너(미국)가 이혼과 부상의 아픔을 딛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커리어빌더챌린지 정상에 올랐다. 2013년 8월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 이후 2년5개월여 만의 우승이다. 한국 남자골프의 ‘샛별’ 김시우(21·오쇼핑)는 지난주 소니오픈에 이어 2주 연속 ‘톱10’에 들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아내의 바람과 목 부상

더프너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PGA웨스트 스타디움코스(파72·730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다비드 링메르트(스웨덴)와 2차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내내 선두를 달렸던 더프너는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링메르트와 72홀 합계 25언더파 263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 들어갔다. 1차 연장전에서 파로 비긴 더프너는 2차 연장전에서도 파를 기록, 두 번째 샷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려 보기에 그친 링메르트를 제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날 승부처는 17번홀(파3)이었다. 링메르트와 공동 선두를 달리던 더프너는 티샷이 그린 왼쪽 바위틈에 떨어졌지만 손목을 이용한 절묘한 어프로치샷으로 파세이브에 성공해 위기에서 탈출했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도 티샷이 벙커에 빠진 뒤 레이업을 했지만 파를 지켰다. 더프너는 “전반에 내가 원한 대로 풀리지 않아 힘들었지만 후반 들어 좋은 플레이가 나와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2년 취리히클래식과 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탄 더프너는 2013년 PGA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2014년 목 디스크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작년에는 아내 어맨다 보이드와 이혼하며 마음고생을 했다. 소문난 잉꼬부부였지만 어맨다가 타이거 우즈(미국)와 바람을 피웠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더프너는 큰 충격을 받았다.

뚱뚱한 체형이었던 그는 이후 몰라보게 홀쭉해진 모습으로 나타나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더프너는 이번 우승으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내고 재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김시우, 마지막날 맹타

링메르트는 2013년 이 대회 파머코스에서 열린 1차 연장전에서도 샷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려 브라이언 게이(미국)에게 우승컵을 넘겨줬다. 그는 3년 전과 똑같은 실수로 뼈아픈 기억을 되살려야 했다.

'잘 지킨' 더프너, 연장 접전 끝에 우승
김시우(사진)는 마지막날 5타를 줄이며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 공동 9위(19언더파 269타)에 올라 2주 연속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우승권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6개를 몰아치며 순위를 끌어올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주 소니오픈에서 PGA투어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인 4위를 기록한 김시우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PGA 첫 승 가능성을 높였다.

올해 처음 대회에 출전한 베테랑 필 미켈슨(미국)도 마지막날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며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재미 동포 케빈 나와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2년 연속 우승이 없었던 미켈슨은 이번 대회에서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쇼트게임 능력을 선보이며 올해 좋은 성적을 기대하게 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