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이세돌, 신의 한수 두나
‘쎈돌’ 이세돌 9단(32·사진)이 벼랑 끝에 몰렸다. 지난 2일 중국 장쑤성 루가오에서 열린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 결승에서다.

그는 이날 치른 결승 3국에서 중국의 떠오르는 ‘샛별’ 커제 9단(18)에게 238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1승2패. 몽백합배 결승은 5판3승제다.

1국에서 14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쾌조의 출발을 했던 이 9단은 2국에서 221수 만에 백 불계패했고 이날 3국까지 내줬다. 수세에 몰린 이 9단은 4일 이어지는 4국에서 물러설 수 없는 대국을 펼쳐야 한다.

이번 결승은 한국 바둑 랭킹 2위인 이 9단과 중국 바둑 랭킹 1위 커제 9단의 자존심 싸움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까지는 커제가 우세한 분위기다. 이 9단은 지난달 4일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에서 커제와 맞붙었으나 2판이나 패했다. 이후 열린 단체전에서도 패해 3패를 기록 중이다. 커제 9단은 당시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결승은 이세돌의 설욕전인 셈이다.

지난해 삼성화재배와 바이링배를 석권한 커제는 이번 대회까지 제패하면 세계 타이틀 3관왕이 된다. 커제는 지난해 11월 몽백합배 결승에 진출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세돌이 결승에서 나를 이길 확률은 5%밖에 안 된다”는 등 도발적인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몽백합배 우승상금은 180만위안(약 3억2600만원), 준우승상금은 60만위안(약 1억870만원)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