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입맞춤 > 렉시 톰슨이 18일 인천 스카이72GC 오션코스에서 열린 LPGA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 우승 입맞춤 > 렉시 톰슨이 18일 인천 스카이72GC 오션코스에서 열린 LPGA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렉시 톰슨(미국)이 한국에서 벌어진 ‘장타 대결’에서 박성현(22·넵스)을 제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6승을 달성했다. 양희영(26)은 9개홀 연속 버디로 LPGA투어 최다 연속 버디 타이기록을 세웠다.

◆장타자들의 열띤 우승 경쟁

톰슨은 1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6364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해 박성현과 청야니(대만)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첫날부터 장타자들의 뜨거운 대결이 펼쳐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1위(256.72야드)인 박성현이 첫날 코스레코드인 10언더파를 쳤고 이미림(25·NH투자증권) 청야니 등도 마지막까지 톰슨과 우승 경쟁을 펼쳤다.

톰슨은 180㎝의 장신에서 뿜어져나오는 호쾌한 장타가 주특기다. 올 시즌 LPGA투어 드라이버샷 비거리 4위(267.76야드)에 올라 있으며 지난해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는 최고 327야드를 쳐 화제가 됐다.

이날 박성현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경기를 시작한 톰슨은 장타를 앞세워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갔다. 7번홀(파5)에서 2온을 시도해 가볍게 버디를 잡아낸 톰슨은 공격적인 플레이로 3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승기를 잡았다. 지난 7월 마이어클래식 이후 3개월 만에 시즌 2승을 올린 톰슨은 상금 30만달러(약 3억4000만원)를 받았다. LPGA투어 통산 6승째. 톰슨은 “많은 한국 갤러리가 응원해줘 메이저대회에서 경기하는 느낌이었다”며 “마지막까지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양희영
양희영
◆양희영 “대기록 믿기지 않아”

박성현은 7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한 뒤 2.5m 거리의 이글 퍼트를 넣어 전반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12번홀(파3)에서 보기를 한 뒤 더 이상 타수를 만회하지 못했다. 톰슨에 2타에 뒤진 채 마지막홀에 올라온 박성현은 두 번째 샷으로 직접 핀을 노렸지만 볼이 그린에 못 미친 벙커에 떨어져 버디를 잡는 데 만족해야 했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퀄리파잉스쿨을 거치지 않고 LPGA투어에 직행할 수 있었다. 박성현은 “만약 우승했더라도 바로 LPGA에 진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을 못해 너무 아쉽지만 처음 LPGA 대회에 나와 4라운드 내내 상위권에 있던 것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양희영은 이날 후반 10번홀부터 18번홀까지 ‘9연속 버디’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마크 캘커베키아(미국)가 2009년 RBC헤리티지 2라운드에서 기록한 LPGA투어 최다 연속 버디와 타이기록이다. 국내 최다 연속 버디 기록은 5월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가 E1채리티오픈 3라운드에서 세운 8개홀이다.

양희영은 “후반 9개홀을 어떻게 쳤는지 모를 정도로 너무 빨리 지나갔다”며 “샷뿐만 아니라 퍼트도 믿기지 않을 만큼 잘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에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별 욕심 없이 평소처럼 치자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후반 들어가면서 샷 감각이 살아났다”고 덧붙였다.

코스레코드인 10언더파 62타를 친 양희영은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리디아 고(18·뉴질랜드)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인천=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