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 축구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FIFA 회장은 국가원수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 축구대회의 개최지 선정에도 큰 영향력을 미치는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1904년 설립된 FIFA에는 6개 대륙 209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유엔(193개국)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205개국)보다 회원국이 많다. FIFA 회장은 2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FIFA 집행위원회를 이끄는 수장이다. 집행위는 월드컵과 컨페더레이션스컵(대륙 간 컵) 등 FIFA 주관 대회의 개최지 선정 및 각종 분과위원회가 심의한 사안에 대해 최종 결정권을 갖는 최고 의결기구다.

FIFA 회장은 수천억원이 걸려 있는 공식 파트너 선정과 TV 중계권에 대해서도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2014 FIFA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등으로 FIFA가 올린 수익이 20억9600만달러(약 2조4800억원)에 달했다. FIFA 회장은 이를 관리하는 최고경영자(CEO) 역할도 맡고 있다.

FIFA 회장은 외국 방문 때 국가원수 대우를 받는다. 해당국은 공항에서 정부 고위관리를 보내 영접하고 최고급 호텔과 차량, 수십명의 경호요원을 제공한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을 관리하다 보니 비리 유혹도 많다. 주앙 아벨란제 전 회장(브라질)은 재임 당시 터진 뇌물 비리 스캔들로 IOC 종신위원 자리를 내놔야 했다. 제프 블라터 현 FIFA 회장도 1998년 8대 회장으로 취임한 뒤 5선에 성공했지만 내부 비리 혐의로 지난 6월 사의를 밝혔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