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금지약물 징계 이후 첫 훈련…"새로운 마음으로"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돼 선수 자격정지 18개월 징계를 받은 수영스타 박태환(26)이 다시 물살을 갈랐다.

박태환은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수영장에서 옛 스승인 노민상 전 국가대표 감독이 지도하는 꿈나무 수영교실 회원들과 함께 훈련했다.
 훈련 재개를 위해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수영장을 찾은 박태환이 회원등록을 마치고 회원증을 받고 있다.
훈련 재개를 위해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수영장을 찾은 박태환이 회원등록을 마치고 회원증을 받고 있다.
노민상 수영교실은 올림픽수영장에서 2009년부터 운영해온 수영인재 발굴·육성 프로그램으로 매월 30여 명이 훈련받고 있다.

올림픽수영장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박태환이 자격정지로 훈련할 수 있는 수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노민상 수영교실 회원의 학부모 전원에게 동의를 얻어 박태환에게 훈련장소를 제공하기로 했다.

박태환은 일반 회원과 똑같이 매월 30만원씩 내고 이곳에서 하루 두 시간씩 훈련하게 된다.

박태환은 지난달 27일 노민상 수영교실 회원으로 등록했으며 이날 회원등록처에 들러 회원증을 받고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박태환, 금지약물 징계 이후 첫 훈련…"새로운 마음으로"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지난해 9월 3일 실시한 약물 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이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됐다.

자신을 진료한 병원 측 부주의를 주장했지만 지난 3월 23일(현지시간) 국제수영연맹(FINA) 청문회에 출석한 뒤 선수 자격정지 18개월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메달(은1, 동5개) 박탈 등의 징계를 받았다.

박태환은 징계를 받은 뒤 국제규격의 50m 레인이 있는 수영장을 구할 수 없어 정상적인 훈련을 하지 못했다.

2월말 한국체대에서 훈련하려 했다가 무산되는 등 박태환이 50m 레인에서 수영한 것은 1월말 미국으로 건너가 훈련시설을 점검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지난해 10월 전국체전 이후 사실상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올림픽수영장에는 박태환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팀GMP에서 마케팅팀장으로 일하는 그의 누나 박인미씨와 매니저 등이 동행했다.

노민상 감독은 제주에서 열리는 소년체육대회에 참가 중이라 3일부터 박태환과 함께 훈련할 예정이다.

박태환은 반바지에 흰색 긴소매 티셔츠 등 편한 차림을 하고 밝은 표정으로 수영장으로 들어간 뒤 1시간 30분 정도 물살을 갈랐다.

박태환은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50m 수영장이 좋은 것 같긴 하다"면서 "너무 훈련을 안 하다가 하려니 힘든 감은 있는데 훈련은 힘들어야 제맛 아니냐"며 웃어 보였다.

그는 "제게 아직 기회가 주어진 것은 아니지만 좋은 기회가 오리라 생각하고 조금씩 준비하겠다"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하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태환의 징계는 그의 소변 샘플 채취일인 지난해 9월 3일부터 시작해 내년 3월 2일 끝난다.

징계가 끝나도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따라 이후 3년간은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

이를 잘 아는 박태환은 "다시 한번 올림픽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가서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기회가 주어지면 새로운 목표가 생기는 것이니 착실히 준비해서 대한민국에 값진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