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왼쪽)와 로리 매킬로이가 13일 마스터스토너먼트 마지막 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타이거 우즈(왼쪽)와 로리 매킬로이가 13일 마스터스토너먼트 마지막 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구(新舊)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와 타이거 우즈(40·미국)의 맞대결은 제79회 마스터스토너먼트 최고의 ‘빅 매치’로 관심을 모았다. 신예 조던 스피스(22·미국)의 활약 앞에서 빛이 바랬지만 매킬로이와 우즈는 챔피언조보다 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니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는 남은 시즌 흥행카드가 많아졌다며 반색하고 있다.

1년여 만에 성사된 신구 황제의 동반 매치는 매킬로이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13일(한국시간) 우즈와 함께 선두 스피스에 10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한 매킬로이는 6타를 줄이며 맹추격에 나섰다. 매킬로이는 이날 그린적중률이 94%에 달했지만 짧은 퍼트를 번번이 놓쳐 타수를 더 줄이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스피스에 6타 뒤진 단독 4위에 올랐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마스터스 일곱 번째 출전 만에 자신의 최고 성적을 거뒀다.

지난 2월 투어 활동을 중단한 이후 복귀한 우즈는 3년여 만에 이틀 연속 60타수를 기록하며 부활 조짐을 보였지만 이날 다시 손목 부상을 입었다. 우즈는 9번홀(파4) 두 번째 샷에서 소나무 뿌리를 친 뒤 오른쪽 손목을 움켜쥐고 한동안 괴로워했다. 우즈는 경기 후 “뼈가 약간 탈골됐지만 끼웠다”고 말했다. 우즈는 13번홀(파5)에선 이글을 잡아내며 갤러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우즈는 쇼트게임 ‘입스’에선 완전히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과거처럼 뒤땅이나 토핑을 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이번엔 드라이버샷이 숙제로 남았다. 우즈의 마지막 라운드 페어웨이 적중률은 14%(평균 64%)에 불과했다. 똑바로 가는 공을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었다. 우즈는 1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17위에 그쳤다.

하지만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올해 처음으로 4라운드를 완주하며 남은 시즌의 전망을 밝혔다. 앞선 피닉스오픈과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각각 커트 탈락과 기권을 했던 것에 비하면 스윙과 샷이 크게 나아져 본격적인 투어 활동을 재개할 발판을 마련했다. 우즈는 “당분간 투어에는 참여하지 않고 쉬면서 6월 US오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