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미국)가 남자골프 메이저 첫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손목에 통증을 느끼며 또다시 부상 우려를 자아냈다.

우즈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천435야드)에서 열린 제79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최종라운드에서 1오버파를 치며 최종 합계 5언더파를 기록했다.

이글 1개, 버디 2개를 잡아냈지만, 보기를 5개나 기록하며 전날 공동 5위에서 공동 17위로 12계단 미끄러졌다.

경쟁자들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대부분 타수를 줄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각각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마지막 날 기대를 모았으나, 총 합계 두 자리수 언더파를 기록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13번 홀 파 5에서 이글을 잡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이로써 우즈는 또다시 자신의 1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그는 형편없는 쇼트 게임 실력을 보였던 2개월 전과는 달리 세간의 '입스'(yips) 우려는 극복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샷 과정에서 손목에 통증을 느끼는 등 부상의 가능성도 제기됐다.

9번홀 파 4에서 티샷한 볼이 러프 옆으로 떨어졌다.

그는 아이언으로 세컨샷을 했으나 러프 밑에 드러나지 않은 소나무 뿌리를 강하게 치면서 오른쪽 손목을 한동안 움켜쥐고 괴로워했다.

이어 오른쪽 팔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얼굴을 찡그렸다.

통증 때문인지 오른쪽 어깨가 다소 처지기도 했고, 오른손으로 퍼트를 들지 않았다.

우즈는 그동안 부상에 시달려 왔다.

그는 지난 2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1라운드에서 허리 부상을 이유로 기권한 뒤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작년에는 허리 수술을 받는 등 2002년부터 무릎, 팔꿈치, 목 디스크 등의 부상으로 수차례 경기를 포기하거나 참가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이 잭 니클라우스의 18회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을 우즈가 깨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중요한 이유가 이 같은 그의 '종합병동'이기도 하다.

그는 후반 들어 이글을 잡아내며 다소 나아지는 것처럼 보였으나, 전체적인 타수를 줄이기에는 힘이 부쳤다.

우즈는 경기 후 "뼈가 약간 탈골됐으나 끼워 넣었다"며 "당분간 투어에는 참여하지 않고 쉬면서 6월 US오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