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난 박태환(26)의 국제수영연맹(FINA) 청문회 일정이 연기됐다.

대한수영연맹은 1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5년 정기대의원총회에서 "FINA로부터 전날 이메일로 박태환의 도핑 적발과 관련한 청문회 날짜를 연기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수영연맹은 "박태환 측에서 '소명 자료가 아직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면서 청문회 연기를 요청했고 FINA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영연맹은 "FINA는 새로운 청문회 날짜에 대해서는 다음에 알려주겠다고만 했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지난해 9월 3일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돼 FINA 청문회 출석을 앞두고 있다.

박태환의 징계 여부 및 수위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칠 FINA 청문회는 애초 오는 27일 FINA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박태환 측은 청문회 준비를 위해 선임한 스위스의 도핑 전문 법률대리인으로부터 FINA가 청문회 연기 요청을 받아들인 사실을 먼저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 요청에 대한 대한수영연맹과 박태환 측의 사전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영연맹 관계자들은 27일 청문회 일정에 맞춰 22일 출국하기로 하고 항공편 등을 예약해 놓은 상태였다.

청문회 연기가 박태환의 징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박태환은 지난해 7월 29일 T병원에서 맞은 '네비도(nebido)' 주사제 때문에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오자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T병원장 김모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김 원장이 부작용과 주의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도핑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박태환에게 주사한 것으로 보고 병원장 김 씨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지난 6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수사로 일단 금지약물 성분이 들어 있음을 알고도 주사를 맞았다는 의혹에서 벗어난 박태환은 수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FINA 청문회를 준비해왔다.

대한수영연맹도 "사실 관계 등에 대한 소명 자료를 준비해 FINA에 박태환 측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