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남녀 프로골퍼 가운데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한 선수는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다. 미국과 한국, 유럽 등에서 총 26억7659만원을 벌었다. 이어 미국 PGA투어 2014~2015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 우승한 배상문(28·캘러웨이)이 24억4668만원으로 2위, 취리히클래식 챔피언 노승열(23·나이키골프)이 24억1500만원으로 3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역대 최고 상금을 경신한 김효주(19·롯데)가 19억8197만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한국경제신문이 17일 국내와 미국, 일본, 유럽 등 남녀 프로골프투어의 상금 획득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박인비, 27억원 2년연속 '상금 퀸'…'10억 클럽' 13명
◆박인비, 2년 연속 ‘상금 퀸’

박인비, 27억원 2년연속 '상금 퀸'…'10억 클럽' 13명
미국 LPGA투어에서 상금랭킹 2위에 오른 박인비는 시즌 상금 222만6641달러와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크라운 3위 상금 5만2500달러를 합쳐 227만9141달러(약 24억7200만원)의 상금 수입을 올렸다. KLPGA투어 2개 대회에도 출전해 1억300만원을 벌었다. KLPGA투어 상금랭킹 45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박인비는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에서도 5만4470유로(약 7372만원)를 챙겼고 한·일 국가대항전에서 우승팀 선수들에게 배당된 300만엔(약 2787만원)까지 더했다.

박인비는 지난해 메이저대회 3연승에 힘입어 미국에서 245만6619달러의 상금을 챙긴 데 이어 KLPGA투어서도 8905만원을 벌어 ‘상금 퀸’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내 프로골퍼 가운데 상금 수입 1위 자리를 지켰다.

◆국내에서 주로 뛴 김효주 4위

그동안 연간 상금 수입 상위권은 상금이 많은 미국과 일본 투어에서 뛴 ‘해외파’들이 거의 점령해왔다. 미국 PGA투어의 경우 한 대회 우승상금이 100만달러를 넘고 LPGA투어도 메이저대회는 우승상금이 50만달러를 넘나들어 평균 1억원 정도인 국내 대회와 차이가 크다. 이에 따라 지난해엔 미국과 일본 투어에서 활동한 선수들이 상금 수입 1~14위를 휩쓸었다.

그러나 올해 김효주는 20억원에 육박하는 상금 수입으로 남녀를 통틀어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집계에서 빠진 2015시즌 개막전 현대차중국여자오픈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합치면 21억197만원이 된다.

김효주는 KLPGA투어에서 12억897만원을 벌어 역대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LPGA투어 4개 대회에도 출전해 우승을 포함해 모두 ‘톱10’에 들며 67만9025달러를 획득했다. 이 금액은 미 투어 상금랭킹 25위에 해당한다.

◆상금 수입 10억원 돌파 13명

상금 수입으로 10억원을 돌파한 선수는 여자 9명, 남자 4명 등 모두 13명. 지난해(7명)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상금 고소득자가 늘어난 건 일본에서 뛴 여자 선수들의 맹활약 덕분이다. 지난해 상금 수입 10억원을 넘긴 여자 선수가 모두 미국에서 나왔으나 올해에는 일본의 ‘빅3’인 안선주(27) 이보미(26) 신지애(26)가 ‘10억 클럽’에 합류했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5억8914만원으로 상금왕에 오른 김승혁(28)도 일본 상금 수입 5539만엔(약 5억1500만원)을 보태 10억원 넘게 벌었다.

미 LPGA투어에서는 박인비 유소연(24·하나금융) 최운정(24·볼빅) 최나연(27·SK텔레콤)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이 ‘10억원대 부자’가 됐고 미국 PGA투어에서는 배상문 노승열 최경주(44·SK텔레콤) 등 3명이 10억원을 넘게 벌었다.

◆‘톱20’ 가운데 여자가 14명

상금 수입 상위 20명 가운데 투어별로는 KLPGA투어가 6명(김효주 백규정 장하나 전인지 허윤경 이정민)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KLPGA투어 상금랭킹 1, 2위였던 장하나와 김세영이 간신히 상위 20위에 들었으나 1년 새 3배 급증했다. 반면 미국 LPGA투어 선수는 지난해 7명(박인비 유소연 김인경 최나연 박희영 최운정 양희영)에서 5명(박인비 유소연 최운정 최나연 이미림)으로 줄었다.

일본 여자 투어(안선주 이보미 신지애)와 남자 투어(김승혁 김형성 장동규), 미국 PGA투어(배상문 노승열 최경주)에서도 나란히 3명씩 합세했다. 상위 20명 중 여자가 14명으로 남자(6명)의 2배를 넘어 지난해에 이어 ‘여고남저’ 현상이 계속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