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에서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김효주가 7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CC 2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한·일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에서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김효주가 7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CC 2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예상대로 압승이었다. ‘세계 최강’인 한국 여자 골프대표팀이 2014 한·일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총상금 6150만엔)에서 일본을 큰 점수 차로 따돌리고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골프 ‘드림팀’은 7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CC(파72·6495야드)에서 열린 대회 둘째날 12개조 ‘싱글 스트로크플레이’에서 7승2무3패로 승점 16점(이기면 2점, 무승부는 1점)을 따내며 8점에 그친 일본을 제압했다.

한국은 전날 열린 ‘포볼 스트로크플레이’(2인1조로 팀을 이뤄 각자 볼로 경기한 뒤 홀마다 좋은 점수를 채택)로 치러진 1라운드에서 4승1무1패를 기록해 승점 9-3으로 앞섰다. 1·2라운드 합계 25-11. 14점 차이는 2002년 한·일전에서 거둔 12점 차를 넘어서는 최다 점수 차 승리다. 1999년 시작해 올해로 12회째인 한·일전의 역대 전적은 7승2무3패가 됐다.

한국은 2009년과 2012년에 이어 올해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대표팀은 1인당 300만엔씩, 총 3900만엔의 상금을 가져갔다.
우승 후 시상식에서 함께 포즈를 취한 한국 대표팀. KLPGA 제공
우승 후 시상식에서 함께 포즈를 취한 한국 대표팀. KLPGA 제공
○김효주, 역전승으로 기선 제압

김효주로 시작해 유소연이 끝냈다
이날 1조 선두주자로 나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왕 김효주(19·롯데)는 1언더파 71타로 일본의 베테랑 오야마 시호를 1타 차로 꺾고 승점 2점을 추가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17번홀까지 1타 차로 뒤지던 김효주는 18번홀에서 시호가 보기를 하는 사이 버디를 잡아 극적인 1타 차 역전승을 거뒀다.

김효주는 전날 포볼 매치 승리에 이어 이날 역전승으로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기쁨까지 누렸다.

김효주는 “긴장하지 않을 줄 알았지만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올라가니 긴장됐다”며 “시작을 잘해야 언니들이 편하게 칠 거라는 생각에서 한국팀에 민폐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대 선수를 소개하는데 일본에서 15승을 거둔 선수라고 해서 옆에 있던 캡틴 안선주 선수에게 ‘몇 승이요?’라고 되물었다”며 “거기서 ‘나는 애기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6개조 남기고 우승 확정

전날 1승밖에 거두지 못한 일본 대표팀은 이날 필승의 각오로 나섰다. 비록 김효주에게 패했으나 시호가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것처럼 일본은 싱글 매치에서 대반격을 노렸다. 2조 이정민(22·비씨카드)과 3조 이민영(22)은 일본의 모리타 리카코, 와타나베 아야카와 각각 무승부를 기록해 일본의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승부의 추는 이미 기울어 있었다.

한국은 4~6조의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 최운정(24·볼빅) 백규정(19·CJ오쇼핑)이 일찌감치 큰 점수 차로 앞서 나가 싱거운 우승을 예상케 했다.

이미림은 류 리쓰코를 69-73으로 이겼고 최운정은 사이키 미키를 72-78, 백규정은 스즈키 아이를 73-79로 누르며 승점 2점씩 총 6점을 추가해 6개조를 남기고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었다.

○박인비의 충격적인 5타 차 패배

한국은 승리를 확정한 이후 7조의 전인지(20·하이트진로)가 오에 가오리에게 패했지만 이보미(26)가 8조 경기에서 요시다 유미코에게 승리를 거두며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9조의 최나연(27·SK텔레콤)이 아나이 라라에게 1타 차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에이스’ 박인비(26·KB금융그룹)도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세계랭킹 1위인 박인비는 이날 더블 보기 1개, 보기 3개, 버디 2개로 3오버파 75타를 기록, 2언더파 70타를 친 세계랭킹 76위의 하라 에리나에 5타나 뒤졌다. 박인비는 첫날 포볼 경기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부진했다.

한·일 국가대항전 최다 출전(6회) 선수인 신지애(26)는 2언더파 70타를 치며 우에다 모모코를 3타 차로 꺾었고 마지막 12조 경기에선 세계랭킹 7위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이 ‘데일리 베스트’인 5언더파 67타를 몰아쳐 나리타 미스즈를 10타 차로 따돌렸다. 나리타는 일본 대표팀 가운데 시즌 상금 랭킹 5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에이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