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전에서 연타석 홈런 내줬지만 PS 6경기 2실점, 4세이브로 활약

'수호신' 오승환(32·한신 타이거스)이 팀의 일본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는 '승리구'를 던졌다.

오승환은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파이널스테이지 4차전에서 8-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 동안 2개의 홈런을 내주는 등 3피안타 2실점했지만, 이미 승부는 기운 상황이었다.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은 세이브 상황이 아님에도 오승환을 마운드에 세웠다.

앞선 파이널스테이지 3경기에서 연속 세이브를 거둔 마무리 오승환에게 일본시리즈 진출을 확정 짓는 순간 마운드를 지키는 '도아게 투수(우승을 확정 짓는 경기의 마지막 투수를 일컫는 일본 프로야구 용어)'의 영광을 안기고 싶은 의도였다.

오승환은 첫 상대타자 프레데릭 세페다에게 시속 147㎞짜리 직구를 던지다 우월 솔로포를 허용했고, 후속타자 사카모토 하야토에게는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오승환이 프로입단(2004년) 후 한국과 일본에서 연속타자 홈런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더는 실점하지 않았다.

오승환은 이바타 히로가즈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레슬리 앤더슨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아베 신노스케를 시속 139㎞짜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다.

오승환은 특유의 돌직구를 앞세워 무라타 슈이치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팀의 일본시리즈 진출을 확정 지었다.

한신은 이날 홈런 3개를 포함한 11안타를 효과적으로 몰아치며 8-4로 승리했다.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퍼스트스테이지를 1승 1무로 통과한 한신은 정규시즌 우승 프리미엄으로 1승을 안고 모든 경기를 홈 도쿄돔에서 치르는 유리한 상황에서 파이널스테이지에 나선 요미우리마저 4승으로 제압하며 2005년 이후 9년 만에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한신은 25일부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니혼햄 파이터스의 퍼시픽리그 파이널스테이지 승자와 7전4승제의 일본시리즈를 치른다.

1985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한신은 19년 만에 정상도전에 나선다.

한신은 파이널스테이지 4차전에서 1회초 2사 1·2루 맷 머튼의 좌월 3점포로 선취점을 뽑았다.

후속타자 후쿠도메 고스케가 연속타자 홈런으로 추가점을 냈다.

3회에는 니시오카 쓰요시의 솔로포로 4-0까지 달아났다.

요미우리는 2회말 가메이 요시유키의 우월 솔로아치와 3회 무라타 슈이치의 희생플라이로 추격했다.

하지만 한신이 7회 1사 만루에서 마우로 고메스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달아나면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오승환은 이날 4차전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파이널스테이지에서 3세이브를 거두는 등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에 등판해 8⅓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2.16) 4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일본시리즈 진출에 크게 공헌했다.

퍼시픽리그 파이널스테이지에서는 이대호(32)가 4번타자로 활약하는 정규시즌 우승팀 소프트뱅크가 3승 2패로 앞서 있다.

소프트뱅크가 일본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오승환과 이대호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시리즈에서 한국인 투타 맞대결을 펼치는 장면도 펼쳐질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