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 멋진 설욕 >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 선수들이 1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전에서 일본에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일본에 멋진 설욕 >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 선수들이 1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전에서 일본에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핸드볼이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탈환했다. ‘우생순’ 신화의 주역 임영철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1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일본을 29-19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6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준결승에서 일본에 덜미를 잡혀 동메달에 머문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8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복귀했다.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여자 핸드볼에서 한국은 통산 여섯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만 중국이 우승했다.

한국은 4년 전 준결승 패배를 앙갚음이라도 하려는 듯 경기 초반부터 일본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경기 시작 후 7분이 넘도록 일본에 한 골도 내주지 않고 우선희(삼척시청)와 류은희(인천시청)의 연속 득점으로 3-0으로 달아났다. 이후에도 이은비(부산시설관리공단)가 얻어낸 7m 스로를 김온아(인천시청)가 넣는 등 점수 차를 계속 벌려 갔다. 5-3에서는 김온아와 류은희가 번갈아 득점을 올리며 전반 15분에 10-3을 만들었다. 일본이 하라 노조미의 득점으로 추격하자 이번에는 류은희와 이은비, 정지해(삼척시청), 김온아 등이 또 한 차례 골 세례를 퍼부어 15-4를 만들었고 이때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후반 시작 후 일본이 이시노 미카코의 골로 17-6을 만들며 분위기 전환에 나서자 이번에는 정지해와 이은비가 연속 골을 넣으면서 20-6으로 달아나 일본의 추격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류은희가 8골, 김온아와 이은비, 우선희는 나란히 5골씩 보탰다. 김온아와 김선화(인천시청)는 ‘자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한국 여자 핸드볼은 2010년 광저우에서 동메달에 그친 뒤 불과 한 달 만에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카자흐스탄에 밀려 2위에 그치자 본격적인 세대 교체에 나섰다. 여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강재원 감독은 우선희(당시 나이 32세) 정도를 제외하고는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런던 올림픽을 마친 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낸 임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맡겨 아시안게임 정상 탈환을 일차 목표로 삼고 이번 대회를 준비해왔다.

2010년 아시안게임과 아시아선수권대회 실패의 아픔을 잊지 않고 와신상담한 선수들과 과감한 세대 교체, 치밀한 준비로 선수단을 이끈 지도자들, 협회의 아낌없는 지원 등 삼박자가 어우러져 이날 아시안게임 정상 탈환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국 여자 하키 대표팀은 16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한진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하키 대표팀은 이날 인천 선학하키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김다래(아산시청)의 결승골에 힘입어 중국을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은 3쿼터 11분 박기주(평택시청)가 서클 부근에서 흘린 볼이 김종은(아산시청)에게 연결됐고 김종은이 다시 문전에 있던 김다래에게 패스했다. 김다래는 침착하게 슈팅으로 연결, 양팀의 ‘0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