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벌어지는 제51회 세계사격선수권에서 금메달 4개를 따내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쿼터 5개도 따냈지만 윤덕하 한국 대표팀 총감독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세계선수권에서 '화수분' 중국 사격의 위력을 확인한 탓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사격 대표팀은 금메달 5∼7개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 가운데 남자 10m 공기권총, 여자 25m 권총, 여자 10m 공기권총 등 대부분은 단체전 금메달이다.

사격 대표팀은 6일부터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선전했다.

아시안게임 목표 달성에도 '파란불'을 켜는 듯했다.

그러나 윤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18일 인천 옥련사격장에서 만난 윤덕하 사격 대표팀 총감독은 중국 세를 걱정했다.

윤 감독은 "뚜껑을 열어보니 중국이 너무 세다"며 "중국 사격은 세계정상급"이라고 털어놨다.

윤 감독의 말에 따르면 단체전에서 한국이 중국을 앞지른 종목은 단 1개에 불과하다.

특히 단체전에서 중국의 강세는 두드러졌다.

윤 감독은 "워낙 선수들이 많아선지 예전에 보지 못한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소총은 50m 소총 복사 개인전과 단체전, 50m 소총 3자세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어 총 4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그런데 세계선수권에선 이 종목에 달린 금메달 중 3개를 중국이 싹쓸이했다.

변수가 많은 개인전은 금메달을 장담하기 어렵다.

비교적 예측이 쉬운 단체전 금메달이 뒷받침돼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데 중국세 때문에 목표 달성에 비상이 생긴 셈이다.

중국 사격이 강하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평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은 전통의 강호 중국의 견제 속에서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4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3개,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로 각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을 쓰기도 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부진하면 이전 결과와 더욱 대조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대표팀 내 위기감이 고조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사격이 만리장성을 넘고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는 20일 시작하는 경기에서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천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porqu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