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에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친 손흥민(22·레버쿠젠)이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홍명보호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사상 최악의 졸전 끝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손흥민은 "나의 첫 월드컵인데 너무나도 큰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너무 아쉽다.

이 기억을 다 잊어버리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축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 대표팀이지만 손흥민의 고군분투만큼은 칭찬을 받았다.

그는 알제리전에서 0-3으로 뒤지던 후반 초반 추격의 불씨를 댕기는 만회골이자 자신의 월드컵 데뷔골을 쏘아올렸다.

공격 세부 전술이 실종되다시피 한 대표팀에서 공세를 거의 혼자 책임지다시피 하며 투지를 불살랐다.

그러나 그는 "너무나도 슬프다.

대한민국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못 내고 온 것에 대해 당연히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표팀의 부진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금메달을 선사할 핵심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손흥민은 "항상 기대하던 대회지만 지금 시점에 아시안게임에 관해 얘기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월드컵에 대해 너무나도 아쉬움이 남는다.

생각할 시간을 좀 가져야 할 것 같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수들이 컨디션 관리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브라질이 생각한 것보다 습도가 높았다"면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준비를 잘 못했기 때문에 그런 성적이 나왔고 16강에 올라가지 못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월드컵에서는 잘 준비한 팀이 (16강에)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가 준비가 잘 안됐다는 점은 성적을 보면 다 나온다"고 덧붙였다.

(영종도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