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강호 칠레가 2014 브라질 월드컵 B조에서 최약체로 평가받는 호주를 예상대로 제압하고 첫 승을 신고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위 칠레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의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알렉시스 산체스(바르셀로나)의 활약을 앞세워 호주(62위)를 3-1로 꺾었다.

FIFA 랭킹에서 48계단이나 앞선 데다 걸출한 공격수 산체스를 보유한 칠레의 일방적인 우세가 예상된 경기였다.

칠레는 전반 15분이 지나기 전에 두 골을 몰아넣으며 대량 득점 경기까지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호주는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세계적인 강팀 스페인(1위), 네덜란드(15위)와 함께 같은 조에 편성돼 이날 경기에서 질 경우 16강 진출을 기약할 수 없었던 호주는 강력한 역습으로 반격에 나섰다.

호주는 만회골까지 터뜨렸지만 끝내 동점골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승점을 챙기지 못한 채 눈물을 삼켜야 했다.

승점 3(골 득실 +2)을 기록한 칠레는 앞선 경기에서 스페인을 꺾은 네덜란드(승점 3·골 득실 +4)에 이어 조 2위에 자리 잡았다.

칠레와 호주는 19일 각각 스페인, 네덜란드를 상대로 2차전을 치른다.

칠레는 전반 12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칠레의 메시'로 불리는 산체스는 찰스 아랑기스(SC 인터내셔널)가 문전으로 살짝 올린 크로스가 경합 과정에서 굴절되면서 자신 앞으로 오자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산체스는 2분 뒤 호르헤 발디비아(팔메이라스)의 추가골 때 도움도 기록했다.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오른쪽 진영을 파고든 산체스는 호주 수비진들이 자신에게 몰린 틈을 이용해 문전 중앙에 있던 발디비아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내줬고, 발디비아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호주는 전반 15분이 지나기 전에 두 골을 잃었으나 주저앉지 않고 오히려 더 힘을 냈다.

여전히 수비를 두텁게 쌓고 역습에서 한 방을 노린 호주는 전반 35분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이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중앙으로 날아온 패스를 머리로 밀어 넣어 만회골을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호주는 후반전 칠레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케이힐은 후반 초반 오른쪽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칠레 골망을 흔들었지만 심판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해 무효가 됐다.

호주의 마크 브레시아노(알가라파)는 칠레 문전 앞에서 강력한 왼발 논스톱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레알 소시에다드)의 선방에 막혔다.

칠레도 결정적인 순간을 연출했다.

후반 15분 칠레의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발렌시아)의 슈팅은 골라인을 넘어가기 직전 호주 수비수가 걷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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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막판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기회를 엿보던 칠레는 추가시간에 장 보세주르(위건)가 정확한 중거리 슈팅으로 쐐기골을 뽑았다.

호주의 추격도 거기에서 끝이 났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