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불응 이유로 FIFA로부터 3개월 자격정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비리 의혹이 독일 축구의 전설 프란츠 베켄바워(69)에 대한 제재로까지 확산됐다.

FIFA는 14일(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베켄바워에게 90일 동안 축구와 관련한 모든 활동을 할 수 없도록 자격을 정지했다고 밝혔다.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의 개최지를 선정하는 과정에 불거진 비리 의혹을 조사하는 데 협조하지 않았다는 게 제재의 사유다.

FIFA는 현재 비리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FIFA 윤리위원회의 조사관 마이클 가르시아(미국)가 베켄바워의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월드컵 개최지 선정의 비리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협조적 태도 때문에 징계를 받은 이는 베켄바워가 처음이다.

베켄바워는 선수와 감독으로서 월드컵을 제패한 독일 축구의 전설이자 세계 축구계의 유력자이다.

그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FIFA 집행위원을 지냈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베켄바워는 이날 징계에 따라 전날 개막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각종 공식 행사에도 참석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영국의 '선데이타임스'는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의 개최지를 선정하는 투표를 앞두고 유권자들을 매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카타르는 2010년 12월에 열린 FIFA 집행위원 투표에서 한국, 미국, 일본, 호주를 제치고 2022년 본선 개최권을 획득했다.

베켄바워는 그 과정에서 불거진 일련의 의혹에서 언급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선데이타임스는 베켄바워가 독일 기업의 카타르 진출을 돕는 브로커 역할을 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가르시아 조사관은 최근 FIFA 총회에서 최근 불거진 의혹의 진상을 밝힐 자료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밝혔다.

FIFA는 가르시아의 조사결과 보고서를 제출받아 이번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9월이나 10월께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회원국들에 밝혔다.

한국이 2022년 월드컵 유지에 도전했다가 좌절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개최지 변경 가능성에 적지 않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사우바도르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