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2연패 노리는 스콧 "호랑이 없는 굴에 내가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빠진 마스터스에서 ‘2인자’ 애덤 스콧(호주·사진)이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하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를 것인가.

우즈가 20년 만에 마스터스에 결장하면서 스콧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스콧은 지난해 대회에서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와 연장 혈투 끝에 그린재킷을 입으며 ‘호주 선수는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할 수 없다’는 징크스를 깼다. 스콧은 이번 마스터스에서 3위 이상(공동 3위가 2명 이하일 때)의 성적을 내면 우즈를 제치고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다.

경쟁자들이 대부분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스콧에게 유리하다. 허리 수술로 불참하는 우즈 외에 랭킹 4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손가락 부상, 5위 필 미켈슨(미국)은 근육통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랭킹 3위 헨릭 스텐손(스웨덴)은 올해 골프채를 캘러웨이로 바꾼 뒤 부진에 빠져 있다.

스콧은 올 시즌 5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세 차례 진입하는 등 샷 감각도 좋다. 하지만 오거스타는 2000년대 들어 2001년과 2002년 우즈의 2연패만을 허락했다. 이후에는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지면서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매년 새로 탄생했다.

스콧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는 랭킹 9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꼽힌다. 매킬로이는 2011년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4타 차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80타를 치며 자멸했다. 당시 3라운드까지 보여줬던 모습대로라면 우승을 노릴 수 있다는 평가다. 매킬로이는 지난주 셸휴스턴오픈에서 공동 7위에 오르는 등 컨디션도 좋은 편이다.

마스터스 대회 때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또 한 명의 선수는 더스틴 존슨(미국)이다. 존슨은 자연스러운 드로샷을 구사해 왼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랙 홀이 많은 오거스타 골프장에서 돋보이는 선수다. 미켈슨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오거스타에서 세 번이나 그린재킷을 입은 관록이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