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라인의 생존 경쟁이 가장 치열합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노리는 축구 대표팀의 최전방 공격라인은 홍명보(45) 감독의 말처럼 '주인 없이 비어 있는 산'과 같다.

홍명보호(號) 출범 이후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13골이 터졌지만 무득점으로 끝난 경기가 6경기나 된다.

공격진들의 활약이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한국 시간으로 3월6일 오전 2시 그리스 아테네에서 그리스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 평가전은 홍명보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설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기 위한 최종 무대다.

이 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에 열리는 만큼 홍 감독은 국내파와 해외파를 아우른 최정예 태극전사를 호출했다.

홍 감독은 26일 축구협회가 실시한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에 참가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리스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확실히 전달했다.

홍 감독은 이번 그리스전을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설 최종 엔트리를 평가하는 마지막 평가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을 향해 "(최종 엔트리 선정을 위한) 마지막 평가전인 만큼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서로 경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면 홍 감독이 생각하는 가장 경쟁이 심한 포지션은 어디일까.

A매치 성적이 말하는 것처럼 전방 공격라인이다.

홍 감독 역시 "최전방 원톱 공격수와 그 밑에 포진하는 3명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그리스전을 앞두고 그동안 벤치 멤버로 전락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된 박주영(왓퍼드)을 발탁해 그동안 김신욱(울산), 이근호(상주)가 도맡아 왔던 최전방 공격진 경쟁에 불을 지폈다.

대표팀은 미국-브라질 전지훈련을 치르면서 외형적으로 4-4-2 전술을 구사했다.

그러나 투톱 공격수의 1명이 사실상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면서 4-2-3-1 전술과 비슷하게 운영됐다.

홍 감독은 이번 그리스전에서 최전방 원톱 공격수와 섀도 스트라이커, 좌우 날개의 최적 조합을 시험해볼 작정이다.

이미 코칭스태프도 선수들의 최적 포지션을 고려해 공격진 생존 경쟁에 불을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는 박주영-이근호-김신욱의 3파전으로 진행된다.

왼쪽 날개는 손흥민(레버쿠젠), 김보경(카디프시티)이 경쟁하고, 오른쪽 날개는 이청용(볼턴), 남태희(레퀴야)가 경쟁한다.

원톱은 물론 좌우 날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홍 감독의 '조커 카드'로 활용될 전망이다.

섀도 스트라이커는 사실상 구자철(마인츠)로 좁혀졌다.

홍 감독은 "구자철은 U-20 대표팀 시절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어왔지만 최근에는 소속팀에서 공격적인 역할을 많이 맡고 있다"며 "지난해 평가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써봤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역할이 더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김보경 역시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왼쪽 날개로 나섰을 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리스전의 변수는 해외파 선수들의 컨디션이다.

국내파, 중국파, 일본파 선수들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지만 유럽파 선수들은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홍 감독은 "유럽파 선수들은 체력의 안배가 필요하다"며 "비록 그리스에서 훈련시간이 이틀밖에 되지 않지만 훈련 상황을 지켜보면서 선발 멤버를 꾸리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