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200% 만족…상금왕 등 나머지 타이틀은 '보너스'"

"한국 골프사에 의미 있는 일을 해내 더욱 영광입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가 된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올 시즌의 목표를 이루고 한국 여자골프 역사에 다시 한 번 이름을 새긴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인비는 18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골프장에서 열린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를 마치고 "LPGA 투어에 훌륭한 한국 선수들이 많았고, 그만큼 많은 업적을 남겼는데, 올해의 선수가 없다는 점은 불가사의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한국인 최초'였기에 올해의 선수상에 더욱 욕심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박인비는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4위에 올랐다.

이로써 그는 올해의 선수상을 두고 경쟁해 온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을 앞지르며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타이틀홀더스 결과와 상관없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그동안 신인상과 평균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 등을 여러 번 차지했지만,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것은 박인비가 처음이다.

그는 "한국 골프사에 의미 있는 일을 한 것 같아 영광"이라면서 "후배들도 그 이상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동기부여가 생길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올해 박인비는 3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을 포함해 LPGA 투어에서 6승을 올리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별히 고비라고 할 만한 일은 없었던 것 같다"고 시즌을 돌아본 그는 "불만 없이 200% 만족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고 자평했다.

특히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한 오늘의 이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시즌 중반까지는 목표한 모든 것이 쉽게 오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쉬운 것은 없었다"고 털어놓으면서 "쉽지 않았기에 더 기억에 남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1일 시작하는 시즌 마지막 대회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박인비는 상금과 평균 타수 부문의 1위에도 도전한다.

두 부문 모두 박인비가 타이틀을 지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인비는 "지난해 상금왕을 했기에 크게 욕심은 없다"면서 "올해의 선수상 이후 따라오는 타이틀은 '보너스'라고 생각하겠다"며 부담감 없이 경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올해 세계랭킹 1위에 오르고 메이저대회 3연승을 달리는 등 많은 것을 이뤄낸 그는 아쉽게 놓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다음 목표로 잡았다.

그는 "쉽지 않겠지만 많은 분이 기대해주신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이제 남았다"면서 "한계를 넘어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내년에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웃었다.

박인비는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이후 다음 달 대만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스윙잉스커츠 월드레이디스 마스터스를 끝으로 올해를 마무리한다.

이후에는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새로운 시즌에 대비한 전지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12월에는 저 자신에게 휴식의 시간을 주고 싶다"면서 "새로운 계획은 새해를 맞이하며 차분히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