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가 6년 만에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AL) 정상을 탈환하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에서 격돌한다.

보스턴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승제) 6차전에서 7회 터진 셰인 빅토리노의 역전 결승 만루홈런에 힘입어 5-2로 이겼다.

이로써 4승 2패를 거둔 보스턴은 WS를 제패한 2007년 이후 6년 만에 AL 정상을 밟았다.

지난해 AL 챔프 디트로이트는 불펜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AL 챔프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4승 2패로 격파하고 내셔널리그 왕좌에 앉은 세인트루이스가 벌이는 대망의 WS는 24일 오전 8시 30분 펜웨이파크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올스타전에서 AL이 NL을 3-0으로 따돌려 AL 우승팀이 월드시리즈 1·2, 6·7차전을 홈에서 치를 어드밴티지를 획득했다.

보스턴은 2004년 WS에서 세인트루이스를 4전 전승으로 따돌리고 1918년 이후 86년 만에 '밤비노(베이브 루스의 애칭)의 저주'를 풀어냈다.

WS에서 9년 만에 성사된 리턴 매치에서 보스턴이 웃을지, 세인트루이스가 빚을 갚고 2년 만에 다시 WS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ALCS 6차전은 계투 싸움에서 보스턴과 디트로이트의 명암이 갈렸다.

2승 3패로 밀려 벼랑 끝에 몰린 디트로이트는 올해 AL 다승 1위(21승) 맥스 슈어저를 선발로 올려 반격을 노렸다.

슈어저는 7회 1사 1,2루에서 교체될 때까지 삼진 8개를 뽑아내며 보스턴 타선을 1점으로 막았다.

0-1로 끌려가던 6회 무사 만루에서 빅토르 마르티네스가 구장 왼쪽 그린 몬스터를 때리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 2-1로 팀의 역전을 이끌면서 슈어저는 승리 투수 요건을 안고 강판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실책이 디트로이트의 발목을 잡았다.

1사 1,2루에서 제이코비 엘스베리가 때린 평범한 땅볼 타구를 디트로이트 유격수 호세 이글레시아스가 제대로 잡지 못하자 상황은 1사 만루로 돌변했다.

짐 릴랜드 디트로이트 감독은 우완 호세 베라스를 급히 마운드에 올렸지만 베라스가 0볼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밋밋한 커브를 던졌다가 빅토리노에게 그린몬스터 꼭대기를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허용한 바람에 계투작전은 실패로 끝났다.

이에 반해 보스턴의 존 패럴 감독은 1-2로 뒤진 7회 2사 1,2루에서 필승 계투조의 일원 다자와 주니치를 투입해 상대 주포 미겔 카브레라를 범타로 묶고 한숨을 돌렸다.

곧바로 공수교대 후 보스턴이 전세를 뒤집어 승리하면서 패럴 감독의 용병술은 절묘한 한 수가 됐다.

9회 등판한 일본인 마무리 투수 우에하라 고지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현란한 스플리터로 디트로이트 타선을 꽁꽁 묶은 이번 시리즈에서 1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남기고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쳤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