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숨긴 줄 모르고 베이스에서 발 떼 태그 아웃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절친한 베테랑 내야수 후안 우리베(34)가 오랜만에 나온 속임수 플레이에 당해 머리를 긁적였다.

우리베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 누상에 나갔다가 탬파베이 내야수의 글러브에 공이 들어 있는 것을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베이스에서 발을 떼다가 태그 아웃당했다.

다저스가 4-0으로 앞선 4회 무사 1루에서 좌전 안타로 출루한 우리베는 후속 스킵 슈마커의 안타 때 2루에 도달했다.

무사 만루에서 A.J. 엘리스가 중견수 쪽 희생플라이를 날리자 우리베는 열심히 3루에 뛰어 안착했다.

사달은 여기서 발생했다.

탬파베이 중견수 윌 마이어스가 홈에 송구한 공을 마운드 주변에 있던 1루수 제임스 로니가 커트해 주자들의 상황을 살폈다.

3루에서 고개를 숙이고 잠시 숨을 고르던 우리베를 발견한 로니는 유격수 유넬 에스코바르에게 공을 토스했고, 에스코바르 지체없이 우리베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3루수 에반 롱고리아에게 건넸다.

우리베는 3루 주루 코치 팀 월락과 잡담을 나누느라 이 상황을 까맣게 몰랐다.

몰래 글러브에 공을 숨긴 롱고리아는 우리베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진 것을 틈 타 냉큼 그의 다리에 글러브를 댔다.

우리베는 황당하게 아웃됐고, 상황은 순식간에 투아웃 주자 2루로 돌변했다.

수비를 하는 야수들이 주자 몰래 공을 숨기는 히든 볼 트릭(hidden ball trick)은 오래된 속임수 중 하나다.

투수가 주자를 1루에 두고 1루 견제를 했을 때 1루수가 태그하는 시늉을 한 뒤 공을 투수에게 던지지 않고 방심한 주자를 찍어 잡는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베는 "이런 경우를 당한 적이 없는데 실수를 했다"며 "롱고리아의 글러브에 공이 있는지 몰랐다"고 민망한듯 고개를 떨어뜨렸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5-0으로 승리한 뒤 "오늘은 웃고 넘어가지만 큰 경기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실수"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