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팅리 감독 "후반기 갈수록 신인왕 가능성 커질 것"

시즌 10승을 달성한 '괴물투수' 류현진이 올 시즌 미국프로야구 신인왕을 향해 성큼 다가섰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방문경기에서 5⅓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 10승(3패)째를 거머쥐고 '특급 신인'임을 증명했다.

올 시즌 현재까지 메이저리그 전체 신인 중에서 두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투수는 류현진과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11승7패) 둘뿐이다.

루키 투수들 사이에서 가장 돋보이는 류현진의 기록은 단연 '퀄리티스타트(선발 최소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포함 21경기에 선발 출전해 15번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메이저리그 전체 신인 투수 중에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비율도 71%로 규정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신인 투수 중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경기의 비율이 가장 높다.

류현진의 신인왕 경쟁자 밀러는 선발 출장한 경기 중 43%(21경기 중 9경기)에서만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류현진이 다른 신인 투수에 비해 돋보이는 또다른 특징은 '승률'이다.

류현진(10승3패)은 현재까지 0.769의 승률을 유지해 신인왕 경쟁자인 밀러(11승7패·0.611)를 크게 앞선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홈에서 평균자책점 1.83, 원정에서 4.62를 기록하던 류현진의 '원정 징크스'는 그동안 신인왕 수상의 걸림돌로 작용했으나 이날 원정에서 승리를 챙겨 징크스 탈출의 도약대를 마련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직전 시즌에 선수 명단에 등록된 날짜가 45일 이하이고, 투수는 50이닝 이하, 타자는 130타수 이하를 뛴 선수를 신인으로 규정한다.

신인왕은 투수, 타자를 가리지 않고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에서 한 명씩만 뽑힌다.

류현진이 신인왕을 받으려면 내셔널리그 최강의 신인 타자로 발돋움하는 야시엘 푸이그를 넘어야 한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푸이그의 벼락같은 등장에 환호하면서도 이따금 무모한 플레이를 펼치는 그의 활약이 지속될지에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반면 시즌 초부터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을 보이는 류현진이 후반기에도 최근의 기세를 잇는다면 한국인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신인왕에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 역시 류현진의 신인왕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매팅리 감독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잘 하고 있는 류현진은 칭찬을 더 많이 받아야 한다"면서 "류현진이 신인왕 수상자로 당연히 고려되어야 한다.

꾸준히 잘하고 있기 때문에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수상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류현진이 시즌 10승을 거둔 이날 밀러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5이닝을 3실점으로 막고 시즌 11승째를 올렸다.

신인왕 경쟁이 더욱 열기를 더하는 모습이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junm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