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던 빙상 영웅들이 국내 최대의 동계 축제인 동계체전에서도 '금빛 질주'를 이어갔다.

밴쿠버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긴 이승훈(대한항공)은 20일 서울 공릉동 태릉 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0m에서 13분39초60으로 대회 신기록을 작성하고 정상에 올랐다.

90회 동계체전 때까지 쇼트트랙 경기에 출전했던 이승훈이 빙속 경기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승훈은 21일 열릴 남자 1,500m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이승훈은 올림픽 후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반짝스타'로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주위의 걱정을 떨치고 있다.

'쇼트트랙 훈련'으로 다시 돌아가 부진 탈출의 수순을 밟은 이승훈은 다음 달 월드컵 파이널 대회와 종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부활을 노린다.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동갑내기' 모태범(대한항공)과 이상화(서울시청)도 이날 남녀 일반부 1,000m에서 각각 1분11초38과 1분18초43을 기록,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은 전날 500m에서도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이상화는 모태범은 각각 3년, 2년 연속 금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500m 세계기록(36초80)과 1,000m 한국기록(1분14초19)을 연달아 새로 쓴 이상화는 이번 대회를 마치면 다음 달 열릴 종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밴쿠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와 1,000m에서 2관왕을 차지했던 이정수(고양시청)도 이번 대회에서 3관왕에 올랐다.

올림픽 직후 '짬짜미 파문'에 휘말려 출전정지 제재를 받았던 이정수는 2011년 동계체전으로 복귀하자마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올 시즌 국가대표로 선발되지는 못했지만 이정수는 3,000m에서 현 국가대표인 신다운(서울시청)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는 등 출전한 3종목 모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다시 비상할 채비를 했다.

밴쿠버올림픽에서 실수와 불운을 딛고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던 쇼트트랙 '베테랑' 이호석(고양시청)도 이번 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평창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