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왼손 투수 봉중근(32)이 어깨 통증으로 내년 3월 열리는 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불참한다.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계약 협상 중인 '괴물 투수' 류현진(25·한화 이글스)에 이어 봉중근마저 WBC에 뛰지 못하면서 한국 야구 대표팀 마운드에 적신호가 켜졌다.

2004년 왼쪽 어깨에 핀 2개를 박은 봉중근은 최근 병원 검진 결과 핀 사이가 벌어져 4개월간 재활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이러한 결과를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양상문 WBC 대표팀 수석코치에게 보고했다.

봉중근은 무리해서 WBC에 출전할 수 있으나 그러면 정규리그에서 더 오랜 기간 재활을 거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양 코치는 "이번 WBC에서 중요한 노릇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 봉중근이 통증을 호소함에 따라 불펜 구성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2009년 2회 WBC에서 혼신의 역투로 '봉의사'라는 애칭을 얻은 봉중근은 당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51을 기록하고 맹활약했다.

2006년 초대 대회에서는 불펜 투수로 뛰어 3경기에서 2⅔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해 4강 신화의 밑거름을 놨다.

왼손의 이점을 살려 국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남긴 봉중근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대표팀은 출범 전부터 위기를 맞고 있다.

봉중근을 대신할 멤버로는 SK 와이번스의 왼팔 정우람(27)이 있다.

그러나 정우람은 12월 군에 입대할 예정이어서 WBC에 참가할 수 없다.

류중일(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치진과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은 내달 10일 골든글러브 시상식 무렵 서울에서 만나 WBC 대표 선수 선발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양 코치는 "류현진의 경우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구단에서 WBC 출전을 막을 수 있어 불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플랜 B'를 마련했다"면서 "그러나 봉중근의 이탈은 전혀 준비하지 못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4년 전 2회 WBC에서 투수코치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양 코치는 "WBC에서는 투구수 제한 규정이 있어 선발진이 조금 약해도 봉중근, 박희수(SK), 오승환(삼성), 정대현(롯데) 등 한국 최고의 불펜 투수들이 잘 던져준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으나 계산을 다시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코치진과 김인식 기술위원장은 류현진·봉중근 두 왼손 투수가 빠진 자리를 왼손으로 메울지, 오른손 투수로 보강할지를 두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발표한 WBC 대표 선수 28명 중 투수는 13명이다.

류현진과 봉중근을 빼면 왼손 투수는 김광현(24·SK), 장원삼(29·삼성), 박희수 3명뿐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