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는 연간 20억원, 신지애는 10억원, 김효주는?

두 달 사이 국내와 일본 프로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한 ‘대형 신인’ 김효주(17·대원외고2)를 잡기 위한 기업들의 후원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역대 최고 계약 경신할까

역대 최고 계약금을 받은 여자 선수는 박세리다. 2003년부터 5년 동안 CJ로부터 연간 20억원 등 총 100억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3억원가량의 연간 보너스는 별도다. 신지애는 2009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 연간 계약금 10억원에 성적 인센티브 최대 5억원 등 연 15억원을 받기로 하고 5년간 후원 계약을 맺었다.

김효주가 연간 계약금으로 박세리의 20억원과 신지애의 10억원을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효주가 청야니(대만)의 뒤를 이을 선수가 된다면 연간 10억원 이상의 몸값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가장 높은 계약금을 받은 선수는 유소연으로 연간 3억원이다.

◆대기업 5곳에서 후원 제의

김효주를 영입하고 싶어하는 곳은 주로 대기업이다. 하나금융그룹 등 금융사와 롯데, 한화, 코오롱 등이 후원 계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효주의 후원 계약을 주선하고 있는 지애드의 강혜원 팀장은 “국내 대기업 4곳과 얘기를 진행 중이고 김효주가 일본에서 우승한 뒤 새로운 곳에서 후원 계약을 맺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주 계약금은 일본 우승 전에는 2억원 정도 거론됐으나 이번 우승으로 5억원 정도로 올랐다.

한 은행의 선수 후원 담당자는 “보통 ‘루키’에게는 억단위의 계약금을 주지 않는다. 2년 정도 적응기를 본 다음 제값을 쳐준다. 그러나 김효주는 이미 이 단계를 넘어 어느 정도를 줘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세리나 신지애처럼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한 기업이 거액의 베팅을 한다면 이를 넘어설 수도 있다.

◆한국이냐, 일본이냐

오는 9월 말 터키에서 열리는 월드아마추어골프팀챔피언십을 마치고 프로로 전향하는 김효주는 일본 LPGA투어 이사회에서 전경기 출전권(풀시드)을 보장할 경우 일본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면 11월 말 열리는 시드전에 나가야 하고 앞으로 2년간 외국 진출은 제한된다. 김효주의 부친 김창호 씨(54)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못했다. 주위 사람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김효주의 활동 무대가 국내든 일본이든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일본에서 맹활약해도 충분한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강위수 코오롱 엘로드 부장은 “요즘은 어느 나라에서 뛰어야 한다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며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곳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효주가 연말에 초청받은 일본투어 시즌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리코컵’이 열리는 기간에 국내에서도 시드전이 개최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