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연속 월드컵축구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이 중동의 '모래폭풍'을 뚫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권 확보에 나선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4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월드컵 3차 예선 4차전(한국시간 11일 오후 9시45분)이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로 출발한다.

대표팀은 UAE와 3차 예선 4차전을 마치면 곧바로 레바논의 베이루트로 이동해 한국시간으로 15일 오후 9시30분 예정된 레바논 대표팀과의 3차 예선 5차전을 펼친다.

레바논과의 3차 예선 1차전에서 6-0 대승을 거둔 대표팀은 원정으로 치른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서 1-1로 비겼고, 홈에서 벌인 UAE와의 3차전에서는 2-1로 힘겹게 승리했다.

3차 예선의 반환점을 돈 대표팀은 B조에서 2승1무(승점 7)를 기록, 쿠웨이트(1승2무·승점 5), 레바논(1승1무1패·승점 4), 아랍에미리트(3패)를 제치고 조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번 중동 2연전을 앞두고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의 빠른 현지 적응을 돕기 위해 4차전 날짜보다 5일 먼저 현지에 도착하는 일정을 짰다.

또 대표팀 소집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가 아닌 인천공항에 직접 모여 곧바로 출국하게 해 이동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시간도 줄일 정도로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 만전을 기했다.

대표팀은 지난 9월 쿠웨이트 원정에서 뜨거운 기온과 푹신한 잔디 때문에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고전했던 기억을 되살려 이번 원정 2연전에서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최종 예선 진출권을 확정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4차전 상대인 UAE는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3차전에서 뛰어난 조직력과 위력적인 좌·우 돌파를 앞세워 막판에 추격골을 넣는 등 태극전사들의 진땀을 빼게 했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현지적응에 충분한 시간을 투입해 UAE와의 4차전을 통해 최종 예선 진출권 확보의 9부 능선을 넘겠다는 계획이다.

중동 2연전을 앞둔 대표팀의 위기도 좋다.

무엇보다 '대표팀 캡틴' 박주영(아스널)이 칼링컵 16강전에서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을 터트린 게 고무적이다.

비록 2011-20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F조 4차전에 선발출전해 '슈팅 제로'의 쓴맛을 봤지만 골에 대한 부담을 털고 '꿈의 무대'에 서면서 자신감을 찾는 효과를 거뒀다.

또 허벅지 부상으로 잠시 대표팀을 떠났던 차두리(셀틱)의 복귀로 수비 보강이 이뤄지면서 대표팀은 최상의 베스트 11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이청용(볼턴)의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오른쪽 날개에 서정진(전북)이 혜성같이 등장하면서 원톱 스트라이커 요원인 박주영과의 '찰떡 호흡'을 또 한 번 기대하게 하고 있다.

조 감독은 "이번에 선발한 23명을 중심으로 팀 조직력을 강화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원정 2연전을 잘 치르겠다"며 "UAE와 레바논 모두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거기에 대비한 전술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4일 밤 출국하는 대표팀은 11일 UAE전과 15일 레바논전을 치르고 1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